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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색 돌풍' 中 리나 세계 테니스 태풍으로

중국의 리나(29ㆍ세계랭킹 7위)가 코트의 반란을 일으키며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리나는 5일(한국시간)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31ㆍ5위)를 2대0(6대4 7대6)으로 완파했다. 우승컵과 함께 상금 120만유로를 거머쥔 리나는 아시아 국가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의 위업을 이뤘다. 중국계 미국인 마이클 창(39)이 17세이던 1989년 역대 최연소로 프랑스오픈을 제패한 적이 있지만 아시아 국가 출신 테니스 ‘메이저 퀸’은 리나가 처음이다. 리나는 중국 테니스 역사에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녔다. 6살 때 배드민턴을 시작한 리나는 코치의 의견에 따라 9살 때 테니스로 바꿨다. 1997년 국가대표가 된 뒤 1999년 프로로 전향한 그는 2002년부터 대학 공부 등으로 2년 넘게 코트를 떠나기도 했지만 2004년 10월 광저우에서 열린 세계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단식에서 중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6년 윔블던에서는 중국 남녀 선수를 통틀어 메이저대회 단식 첫 8강에 올랐고 그 해 8월 중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랭킹 20위 이내에 진입했다. 메이저대회 첫 4강 기록은 2008년 윔블던 준결승에 오른 정제에 양보했으나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정제와 함께 4강에 합류했다. 올해 호주오픈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결승에 오르며 ‘황색 돌풍’을 일으킨 그는 킴 클리스터스(2위ㆍ벨기에)의 노련함에 밀려 준우승했지만 이번에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서구 선수에 밀리지 않는 파워와 빠른 샷을 구사하는 리나는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세계랭킹도 4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리나는 “곧 윔블던이 다가온다. 중국에 돌아갈 시간이 없다”며 다시 한 번 신발끈을 바짝 조여매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해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윔블던은 20일부터 시작된다. 리나는 최근 대표팀 동료 출신이자 전담 코치였던 남편 장산을 해고하는 강수까지 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호주오픈 준우승 이후 부진에 빠졌던 리나는 공교롭게도 4월 덴마크 대표팀 감독 출신인 미하엘 모르텐센을 새 코치로 맞은 뒤 금방 상승세를 탔다. 훈련 파트너 역할은 계속하는 남편 장산은 “그 이야기는 그만해달라”면서도 아내의 우승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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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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