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기금 설립 합의 등 유럽 각국의 공동 대처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발(發) 유럽 재정위기의 불안감은 사그라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 유로화가 4년만의 최저치인 1 유로당 1.21달러까지 떨어졌고 유럽과 아시아 및 미국 증시는 연일 급락했다. 여기에 독일의 공매도 금지 조치, 유럽연합(EU)의 헤지펀드ㆍ사모펀드 규제안 합의 및 미 상원의 금융개혁법안 통과 등은 금융시장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과 각국 정부의 잇단 재정긴축 정책 발표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상황에서 일부 반발 매수세의 유입 등으로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변덕스러운(volatile) 장세가 이번 주에도 연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쉬워브 센터의 랜디 프레드릭은 파생상품 국장은 "당신이 큰 담력을 갖고 있지 않다면 심각한 널뛰기를 감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거래의 적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주 주목되는 일정은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의 유럽 방문이다. 가이트너 장관은 독일과 영국 재무장관,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만나 위기 해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유럽 재정위기가 더블딥(이중 침체)으로 이어질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가이트너 장관의 방문으로 뾰족한 해법이 도출되기는 힘들겠지만 미국과 유럽이 이처럼 공조하는 모양새는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에서는 이번 주 주택 관련 지표들이 연이어 발표된다. 24일과 26일에는 각각 4월 기존주택매매와 신규주택매매 수치가 나오고 25일에는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 추세를 나타내는 S&P/케이스-쉴러 지수(3월)가 공개된다.
기존주택과 신규주택의 매매실적은 올 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택가격은 아직 보합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처럼 미 주택시장의 회복세는 아직 눈에 띄지 않고 있지만 경제 전반은 완연한 회복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27일에는 미국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수정치가 발표된다. 앞서 발표된 속보치는 3.2%(연율 환산)였다.
27일 발표되는 고용관련 지표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는 최근 고용시장의 회복세와는 엇갈리게 4주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고용불안 우려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