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HDTV시대 ‘활짝’/「디지털 혁명」 시작됐다

◎연방통신위 기준 추인… 98년부터 방송/아날로그위주 전자시장 개편 불가피98년 1월1일부터 미국의 텔레비전 시청자들은 안방에 누워 영화수준의 화상과 CD(콤팩트디스크)의 음질을 즐길 수 있게됐다. 「차세대 영상매체의 꽃」으로 불리는 HD(High Definition)TV의 본방송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는 25일 『미연방통신위원회(FCC)가 HDTV 기준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보도, 디지털시대의 개막을 공식화했다. HDTV 수신방식에 대한 FCC의 발표는 지난달말 TV 및 PC메이커간에 합의된 단일기준을 추인, 최종 확정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두 업계는 당시 HDTV수신방식과 관련, TV메이커들이 원하는 「주사(INTERLACING)방식」과 빌 게이츠를 위시한 PC메이커들이 주장하는 「프로그레시브 스캐닝(PROGRESSIVE SCANNING)」방식을 각자의 방식대로 생산키로 의견을 모았다. FCC의 이번 회의에서는 또 TV방송사들이 앞으로 7년간은 동일 프로그램을 아날로그와 디지털 채널에 동시 방송, 아날로그TV 보유자의 프로그램 시청이 가능토록 의무화했다. FCC는 이에따라 디지털 TV 방송 개시에 앞서 내년에 현행 아날로그 방식의 TV 주파수대를 디지털방식에 맞춰 분할하는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HDTV 방송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우선 전자산업내에 일대 혁명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방식의 HDTV는 가전시장에서 현재의 아날로그를 「추방」시킬게 틀림없다. 무엇보다 HDTV는 디지털이기 때문에 아날로그에서 불가능했던 컴퓨터네트워크 등 타업체와의 호환성이 뛰어나다. PC 기능을 겸해 스포츠 통계 등 다양한 데이타도 받아볼수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TV중 최고의 천연색상을 자랑하는 와이드 TV는 급속히 자리를 감출 수 밖에 없다. 와이드 TV는 신호전송 처리방식이 아날그로인 이상 화면과 음향수준을 아무리 끌어올려도 디지털만 못하다. 가전업체들도 와이드 TV를 HDTV시대로 가는 중계품 정도로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TV의 본격방송은 그간 업체들이 시장이 성숙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주저해왔던 HDTV의 생산경쟁도 가속시킬 것이다. 업계에선 HDTV의 본격 판매시기를 오는 98년 봄께로 판단한다. HDTV의 초기 가격이 대당 최저 1천5백달러(1백20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PC 가격의 추이처럼 급속히 하락행진을 이을 것이라는게 대체적 관측이다. 이에따라 시장 역시 빠른속도로 확대될게 확실하다. 일부에선 HDTV가 미국내에서만 10년간 최소 2천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판매대수 역시 오는 2000년께 약 4백만대를 기록하며 2010년에는 3천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디지털 TV기준 마련에 깊숙히 관여했던 필립스·제니스 등 TV메이커와 마이크로소프트(MS)·컴팩·인텔 등 PC관련 업체들은 이미 HD TV 시장을 놓고 치열한 생산 경쟁에 들어간 상태다. 디지털시대가 열림에 따라 미국은 그간 HDTV 분야에서 일본이 쥐고 있던 주도권을 찾게됐다. 70년께부터 HDTV의 개발을 시작한 일본은 이미 88올림픽때부터 HDTV 시험방송을 실시했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과 달리 위성을 통한 FM변조, 즉 아날로그 방식을 택했으며 최근에야 디지털 기술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미국은 디지털방식인 「그랜드 어라이언스」시스템을 마련, 디지털을 고집해왔으며,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김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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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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