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대변혁/기고] 과감한 구조개혁이 역마진탈출 지름길

■박성욱 보험개발원 원장지난 수년간 이루어져 온 우리나라의 금융개혁은 고질적인 고비용렝虛오껑망뗌? 탈피를 통한 경쟁력 향상에 목적을 두고 있다. 보험산업도 예외가 아니어서 수익성 측면에서 고비용렝虛오껑망뗌? 현주소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역마진의 해결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과거 높은 금리와 우호적인 투자환경에서 보험사들은 높은 예정이율을 가진 확정금리형 상품을 다량으로 판매하여 빠른 외형성장이 가능하였으나, 최근 예기치 못한 저금리 및 주식시장의 침체로 실제 투자수익률이 예정이율보다 낮아 계약자체에서 적자를 보이는 역마진이 초래되었다. 작년 말 기준 생보사의 예정이율은 7.69%이나 실제수익률은 4.52%로 3.17%의 역마진이 발생하여 같은 해 약 6,000억원에 이르는 생명보험사 손실의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 장기손해보험 역시 3.1%정도의 금리 역마진이 발생하여 손해보험산업도 안심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와 유사한 보험산업을 가지고 있는 일본에서 적지 않은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일본의 경우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초저금리에 따른 역마진은 97년 닛산생명을 시발로 7개 생명보험사의 파산을 가져왔다. 십수조엔으로 추정되는 지난 십 년 동안의 역마진 규모가 깊은 상처를 드리우고 있는 지금, 일본의 보험사들은 역마진 극복을 위하여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과거에 판매된 저축형 상품이 역마진의 모태가 되고 있음을 깨달아 보장성상품에 주력하여 금리리스크에 대비한 상품구조개선을 꾀하고 있다. 한편, 높은 예정이율의 기존계약들을 낮은 이율의 계약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동시에 계약자의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보장이 제공됨은 물론이다. 또한 역마진이란 결국 부채인 책임준비금에 대한 예정이율과 이런 책임준비금으로 구성된 자산의 실제수익률이 서로 연계되지 못한 결과임을 깨달아 ALM(자산부채관리시스템)과 같은 선진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자산운용의 수익성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효율성이 낮은 판매채널의 과감한 축소와 IT(정보기술)분야의 공동투자를 통한 비용절감은 또 다른 노력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보험산업에서도 이와 유사한 노력을 찾아 볼 수 있는데, 금리연동형상품의 개발과 판매, 해외투자의 확대, 영업조직의 축소 등은 일본의 전략과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사실은 일본의 경우 역마진이 여러 원인들이 개별적으로 작용하여 나온 것이 아니라 거시적인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결여에 따른 종합적 결과임을 인식한 가운데, 이러한 여러 전략들이 전사적이고 자율적인 구조개혁의 틀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후 계속된 호황에 안주하여 일찍이 없었던 급속한 환경변화에 대한 경험과 적응능력이 부족하였고, 따라서 금리하락 기조가 단기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리스크 관리를 도외시하면서 수익성보다는 외형을 고집한 일본보험사의 경영자에 비추어 과연 부끄러운 점이 없는지 이 기회를 통해 한때 생명보험사의 사장으로서 경영을 책임졌던 필자도 자성해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