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의 진흥기업(02780)이 코스닥기업인 이화전기(24810ㆍ옛 이티아이)를 인수한 후 수시로 회사 돈을 빌려가고 채무보증을 세우는 등 자회사를 사금고로 전락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화전기는 최대주주인 진흥기업에게 돈을 빌려 주면서 공시도 하지 않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진흥기업은 지난해 6월말 이화전기를 인수한 후 지난해 10월과 지난 1월ㆍ2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총 85억원을 빌려갔다. 올 초에는 진흥기업이 노량진 민자역사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화전기를 연대보증인으로 내세웠다.
지난 7일에는 지난해 10월 진흥기업에게 45억원을 빌려준 사실을 뒤늦게 공시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예고됐다.
업계에서는 진흥기업이 이화전기를 사금고로 이용하기 위해 인수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화전기는 시가총액이 105억원에 불과하지만 지난 3월말 현재 단기차입금 106억원, 사채 100억원에 달해 빚을 끌어다 최대주주에게 빌려준 셈이다.
진흥기업은 이화전기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있도록 총 185억원에 달하는 채무보증을 섰다.
한 M&A업체 대표는 “자회사가 돈을 빌릴 수 있도록 채무보증을 선 후 자회사 돈을 수시로 빌려가는 것은 기업지배구조에 큰 문제점이 있다는 증거”라며 “올에버ㆍ화인썬트로닉스ㆍ심스밸리 등 최대주주가 돈을 빌려간 후 갚지 않아 부도난 회사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