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의 마술(Blackstone magic)’ 자본금 40만달러로 출발해 20년만에 거대 금융그룹으로 도약한 블랙스톤의 성공 신화에 세계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랙스톤은 현재 갖고 있는 기업 지분을 모두 합칠 경우 포천 20위 수준의 기업이 된다. 지금까지 성사시킨 거래규모는 1,200만달러, 현재 사모펀드 운용규모는 130억달러다. 이들의 신화는 지난 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터 피터슨(79)과 스테판 슈바르츠만(57)은 그 때만 해도 낯설었던 레버리지 바이아웃(LBO)을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 리먼 브라더스를 박차고 나왔다. 이를 위해 일단 몸집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기업인수합병(M&A) 자문 역을 시도했다. 회사 설립에 들어간 초기 자본금은 둘이 공동 부담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일이 쉽게 풀린 것은 아니다. 단돈 1달러의 매출도 기록하기 전에 자본금의 절반을 까먹었고 이후 처음으로 소니사의 CBS 레코드 M&A를 위한 자문역을 맡았지만 이 역시 신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연치 않게 ‘행운의 여신’이 찾아왔다. 펀딩을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던 어느 날 이들이 찾아간 곳은 푸르덴셜 보험의 부회장이던 가넷 케이스.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찾아갔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참치 샌드위치를 먹고 있던 케이스가 선뜻 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이 때부터 이들의 마술은 시작됐다. 케이스의 투자 이후 니코 증권과 메트라이프, 제너럴일렉트릭 연금 기관들이 일제히 몰려들기 시작했고, 자산운용에 치중했던 당시 블랙스톤은 87년 10월 ‘블랙먼데이’를 며칠 앞두고 펀드를 대거 정리하는 순발력을 발휘하며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이후 사모펀드 시장에도 본격 뛰어들며 블랙스톤은 명성을 꾸준히 쌓아 갔다. 첫번째 사모펀드 투자는 철강ㆍ에너지 기업이던 USX. 당시 USX는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의 공격을 받으며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고, 블랙스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USX의 운송 사업부문의 지분 51%를 2,500만달러에 사들였고 나중에 이를 되팔아 5억7,500만달러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90년 처음으로 자회사 BAAM을 만들어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으며 이후 블랙스톤은 부동산 투자 펀드와 기업구조조정 자문 서비스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며 오늘날 복합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게 된다. 피터슨과 슈바르츠만은 뛰어난 시장 감각 뿐 아니라 폭 넓은 인맥으로도 월가에서 유명하다. 피터슨은 닉슨 행정부 시절 상무장관을 지냈으며 슈바르츠만은 부시 대통령의 예일대 일년 후배로 재계는 물론 정ㆍ관계 폭 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사모펀드들의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블랙스톤의 성공 신화가 계속될 지 주목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