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경상수지 10억弗 흑자"
한은 전망…대외신인도 높아져 환율 점차 안정될듯
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10월에 흑자전환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규모는 10억달러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외신용도가 높아지고 환율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무역수지 흑자와 여행수지 흑자 등을 감안해 약 10억달러 내외의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경상수지는 오는 11월과 12월에도 유가하락의 영향으로 각각 15억달러 이상의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돼 올해 연간 경상수지 누적적자 규모는 한은 예상대로 90억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유가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고 서비스수지와 경상이전수지도 좋아져 4ㆍ4분기에 40억달러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 들어 8월까지 경상수지 누적적자는 125억8,000만달러이며 9월에도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10월 경상수지 흑자전환은 한국경제로서는 긴 가뭄 끝에 뿌려진 단비와 다름없다. 올 들어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경상수지 적자 행진을 거듭해 대외신인도 하락과 외화유동성 부족에 따른 극심한 금융시장 불안을 겪어왔다. 환율급등과 은행권의 외채상환난, 외환보유고 감소 등의 악순환이 모두 경상수지 적자에서 비롯됐다.
이런 가운데 4ㆍ4분기 경상수지의 흑자전환은 달러부족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며 국내외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빠르게 잠재울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금융시장연구실장은 "경상수지 흑자전환은 한국의 신인도 제고는 물론 달러유동성 해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한국경제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10월의 경상흑자는 10억달러 수준으로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다. 하지만 불과 두달 전인 8월에 사상 최대 규모인 47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6월을 제외하고 계속됐던 경상수지 적자 행진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부여할 만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0월 11억8,000만달러 적자였던 것과 비교해도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가파른 유가하락으로 수입액이 줄어들면서 연말로 갈수록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11월에 반영되는 10월 원유평균도입단가는 9월의 95달러에 비해 20달러 이상 줄어든 약 72달러로 파악돼 우리나라의 월별 원유수입량(8,000만배럴)을 감안하면 매달 적어도 16억달러 이상의 흑자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수출증가율이 내년에는 한자릿수로 줄어들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폭도 줄어들거나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상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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