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케리-귀족티, 에드워즈-자금난 “이점이 아킬레스건”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의 서전을 승리로 장식한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 존 케리 연방상원의원은 3일 치러진 `미니 수퍼화요일` 7개주 예선에서 다시 5개주를 석권하며 `대세론`에 날개를 달았으나 미주리, 애리조나, 델라웨어, 사우스다코타, 애리조나, 오클라호마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지에서 실시된 출구조사 자료분석결과 적지 않은 약점을 노출했다. 자료분석을 통해 나타난 그의 최대 장점은 당선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다. 유권자의 28%가 당선가능성이 후보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답한 애리조나에서 케리는 반 부시표의 65%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서민들의 사정을 이해하는 후보를 원하는 유권자들 가운데서는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해 아직도 `엘리트 귀족`이라는 인상을 벗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고 경제문제를 최대 이슈로 인식하고 있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에드워즈 의원에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오와에 이어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오클라호마에서 선전한 에드워즈 의원 역시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다. 저소득 근로가정 출신이라는 성장배경과 자유무역을 반대한 경력 등을 앞세워 노동자 및 저소득층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는데 성공한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표밭인 남부 출신이라는 강점까지 지니고 있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필요악` 1순위 직종으로 꼽는 변호사 출신인데다 조직력과 자금력이 달려 장기전에 취약하다. 정치 경험이 일천하다는 것도 테러 비상시국을 주도하는데 적합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케리 의원이 이번 주말 미시간과 워싱턴, 메인의 예선을 싹쓸이한다면 현재의 자금 사정으로 보아 선두주자를 따라잡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클라호마에서 경륜과 신념을 중시여기는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웨슬리 클라크 장군은 케리 의원과 구분되는 이미지를 살리는 것이 관건이다. 이번에 1개주에서 승리를 하고 3개주에서 2위를 했으나 역시 자금과 조직력의 열세로 현재로선 장기전을 치러낼 여력이 없다. 하워드 딘 전 주지사는 3일 후보를 사퇴한 조셉 리버맨 상원의원과 함께 미니 수퍼화요일의 최대 패자이다. 그는 이라크 전쟁을 가장 큰 문제로 여긴 애리조나에서도 케리 의원과 클라크 장군에 뒤지는 망신을 당했다. 딘은 미시간, 워싱턴, 메인에서 상황반전을 노리고 있으나 가망성은 제로에 가깝다. ■ 후보별 건강유지법 비타민 섭취… 휴식… 달리기… 수영…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전은 체력전이기도 하다. 이곳저곳을 누비며 매일 수천명의 유권자들과 악수와 대화를 나누고 수시로 아기들과 입도 맞춰야 한다. 이러다 보니 나름의 건강 유지법을 갖고 있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다. 워싱턴포스트가 전하는 후보들의 건강 유지법에 따르면 존 케리 의원은 비타민을 섭취하고 뜨거운 차를 자주 마시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키를 즐긴다. 물론 독감 예방주사는 기본. 내과의사 출신인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는 충분한 휴식을 강조하는 스타일로 의사인 부인 주디스 스타인버그 여사가 주치의 노릇을 해주고 있다. 50세로 후보들 중 최연소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건강유지를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게 선거 캠프측 주장이다. 에드워즈 의원은 심지어 독감 예방주사도 접종하지 않았다. 다만 하루에 5마일을 뛰는 정도가 건강의 비법이라는 설명이다. 군인 출신의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 군사령관은 1주일에 5∼6차례 45분씩 수영을 하고 성대 보호를 위해 꿀을 탄 뜨거운 물을 많이 마신다. ■ 대선`복병` 부상한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분만비 50달러 빌려 태어나 거액 상해소송 승소로 유명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의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이 대선가도의 `복병`으로 떠오르면서 그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초선 연방상원의원인 에드워즈(50)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세네카에서 직물공장 노동자와 우체국 직원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에드워즈의 분만비용으로 은행에서 50달러를 빌려야 할 정도로 가난했고, 에드워즈 자신도 노스 캐롤라이나 법대 졸업후 11달러짜리 싸구려 반지를 들고 변호사인 엘리자베스 아나니아에게 청혼했다. 그러나 그는 개업후 대기업 및 보험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는 개인 상해 전문변호사로 두각을 나타내면서 손해배상금에 관한 한 인색하기 그지없다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만 도합 1억5,000만달러 이상의 배상금을 타냈고, 수임료와 승소사례금으로 2,000만~4,000만달러의 재산을 모았다. 특히 지난 97년 수영장 사고를 당한 5세 소녀를 위해 그가 배수마개 제조사를 상대로 벌인 싸움은 법조계의 전설로 남아 있다. 당시 그는 제조사로부터 노스캐롤라이나 사상 최고 손해배상액의 2배인 1,750만달러에 합의하자는 제의를 받았으나 피해자 가족을 설득시켜 이를 거절케 한 후 배심원들의 심금을 울리는 변론으로 2,500만달러의 배상평결을 끌어냈다. 또 몇 개월 후에는 출생할 때 뇌손상을 입은 아이의 부모를 대신해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2,300만달러의 배상금을 얻어내기도 했다. 이처럼 잘나가던 변호사인 그는 16세 된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후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상원에 진출, 정계에 입문했다. 하지만 상해 변호사에 대한 사회적 반감은 정치인 에드워즈에게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한 예로 노스캘로라이나주 최대 보험회사인 메디칼 뮤추얼의 법률고문 데이빗 수사는 에드워즈가 현지의 좋은 의사들을 다 몰아냈다고 주장하고 있고 부시 대통령도 지난해 이곳을 방문, 에드워즈가 맡았던 소송 케이스를 언급하며, 부유한 변호사들이 의료비용을 치솟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에드워즈는 지난 20년 동안 대기업과 보험사들을 상대로 힘없는 어린이들과 부모들을 대변했다며 미국은 “대기업과 로비스트들과 결혼한” 특권계급이 아니라 이에 대항할 수 있는 대통령을 필요로 한다고 반박했다. <우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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