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혁신도시의 그늘

전국 10개 도시의 혁신도시 착공을 코앞에 두고 일부 지주들과의 보상 갈등이 예사롭지 않다. 울산 혁신도시 예정지 내 지주들은 ‘현실가 보상’을 요구하며 물리적 충돌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경북도의 혁신도시인 김천 지역 지주들은 아예 착공식을 저지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전남 나주와 강원 원주, 대구 신서 혁신도시 등에서도 엇비슷한 갈등이 꼬리를 물고 있다. 국토의 균형발전을 목표로 야심차게 추진해온 혁신도시 건설이 문전에서 ‘보상 갈등’에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현재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울산ㆍ대구ㆍ경북ㆍ경남 등 7개 지역은 이미 토지조사가 마무리 됐고 강원(85%), 전북(91%)도 조만간 토지조사가 끝난다. 하지만 일부 편입토지 지주들의 보상 거부로 감정평가 작업이 파행을 겪으면서 다음달부터 예정된 착공 시기도 일제히 불투명해진 것이다. ‘책정된 보상가격이 너무 낮다’는 등의 주장을 펴고 있는 이들 지주는 최근에는 전용허가 없이 임야에서 논이나 밭으로 형질 변경된 토지에 대해서도 ‘농지’로 보상해달라는 요구까지 겹쳤다. 울산 혁신도시의 경우 토지공사 측이 제시한 전체 토지보상가는 4,774억원 수준이다. 지주들은 그러나 이 같은 보상가로는 다른 곳으로 이주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전체 사업부지 면적의 13%에 달하는 147필지가 무단 형질 변경된 논밭이지만 해당 지주들은 임야보상가의 5배에 달하는 농지로 보상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건설교통부는 전국 10개 혁신도시의 토지보상금으로 무려 10조원을 책정해놓고 있다. 여기다 채권보상시 양도소득세 감면 확대 적용, 주민 재정착 지원 등의 방안을 마련하는 등 원활한 토지보상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생존권으로 무장된 지주들에게는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자 현재 이주 준비를 끝낸 상당수 편입 지주들은 보상 지연으로 또 다른 피해를 입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혁신도시 건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도 보상 갈등의 조속한 해법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일부 지주들의 요구대로 무작정 보상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각 혁신도시별로 책정된 보상 기준 재검토 등을 통해 완강한 지주들과의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