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습 한파로 전국이 `동파(凍破)대란`에 떨었다. 수만 가구의 수도 계량기 및 보일러 배관이 얼어터졌고, 라지에이터 동파 등 차량고장도 평상시보다 몇 배 많았다. 기상청은 이 같은 기습 추위가 다음달 한두 차례 더 찾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관ㆍ보일러 동파 4만여건=25일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기간에 몰아 닥친 한파로 수도관 계량기 및 보일러 동파 사고는 전국적으로 모두 3만8,791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만 1만6,773건, 경기 6,333건, 전북 2,569건, 인천 2,519건, 강원 2,561건 등이다. 재해대책본부 상황실 관계자는 “연휴 이전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 기습한파 대비를 전혀 하지 않은 채 고향 길에 오르는 바람에 피해가 컸다”며 “귀성객들이 집으로 돌아오면서 동파 피해 접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고장 잇따라=한파에 차들도 꽁꽁 얼어붙어 카센터는 물론 긴급출동서비스센터가 바빴다. 삼성화재 서비스센터의 김석영 팀장은 “평소 7,000건의 차량고장 신고를 받는데 22일 2만여건을 비롯해 하루평균 2~3배 가량 신고 건수가 늘었다”면서 “배터리나 연료필터 고장, 라지에이터 동파 신고가 많았다”고 말했다. 동부화재 긴급출동서비스에도 평상시의 3배에 달하는 8,000건의 고장신고가 접수됐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정비업소 업주는 “갑작스런 한파로 시동이 걸리지 않아 10~20여대 이상의 차량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