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전기료 싼 한국으로…" 日 화학기업 투자 러시

도레이, 구미에 공장 신설<br>아사히카세히도 증축 나서

일본의 한 유명한 화학기업이 국내의 싼 전기요금을 이유로 한국을 아시아 생산거점으로 삼아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저렴한 전기요금이 최근 한파에 따른 전력수급의 원인으로 지적된 가운데 다른 한편으로는 외국 기업의 투자를 부르는 유인책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대표적 화학회사인 도레이는 올해 660억원을 투자해 경북 구미에 연 2,200톤 규모의 탄소섬유 생산공장을 착공, 오는 2013년 1월 상업 생산할 계획이다. 탄소섬유시장에서 부동의 1위인 도레이는 2020년까지 구미공장의 생산능력을 연 1만4,000톤까지 늘려 세계 최대의 탄소섬유 생산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도레이는 중국 대신 한국을 선택한 데 대해 최근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인건비가 싸고 시장이 더 크기는 하다"면서도 "탄소섬유는 전력이 많이 필요한데 한국은 일본보다 전기요금이 절반, 중국보다 30∼40%가량 싸다"고 밝혔다. 아크릴계 수지를 생산하는 일본 아사히카세히도 한국 내 공장에 2,700억원을 투자해 생산규모를 지금보다 80% 더 늘리기로 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투자를 결정한 이유로 원화약세와 함께 낮은 전기료를 들었다. 국내 화학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학제품에서 전기료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생산규모가 커 대용량의 고품질 전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한다"며 "일본 화학사가 이런 이유로 중국 대신 한국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용 전력 가격은 kWh당 0.058달러(약 76원60전)로 일본(0.158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미국(0.068달러), 프랑스(0.107달러), 영국(0.135달러) 등 다른 선진국보다도 싸다. 업계 관계자는 "원화약세와 함께 전력공급 환경도 일본 기업이 한국에 투자하는 주요 이유임에 분명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