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입장차 커 타결까지 험로
정부"실패땐 신뢰추락" 노조"장기투쟁 불사"
국민ㆍ주택은행 노조가 22일 파업에 들어가면서 두 은행 노조와 경영진은 이날 합병 및 파업과 관련해 대화 채널을 열어 놓고 협상을 모색했지만 양쪽의 입장차가 워낙 커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영진과 노조 대화 난항=국민ㆍ주택은행장과 노조는 서로 대화를 통한 협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화 테이블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김정태 주택은행장은 "노사정 합의에 따라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과 김철홍 주택은행 노조위원장에게 노사협상을 제의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김상훈 국민은행장도 국민은행 노조에 대화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과 김철홍 주택은행 노조위원장은 각각 집행유예 상태에서 이번 파업을 이끌고 있어 검찰의 체포에 대비해 철저히 몸을 숨기고 있는 상황이라 소재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은행 경영진과 노조는 계속 대화를 추진해 곧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타결 쉽지 않을 듯=정부ㆍ은행 및 노조의 주장이 워낙 팽팽히 맞선 데다 서로 물러설 곳이 없어 쉽게 타결에 이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의외의 카드가 제시돼 극적인 타결에 이를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 및 두 은행 노조는 "두 은행장이 합병 백지화를 선언하지 않는 이상 파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파업의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노조의 반대로 합병이 실패하면 대외 신인도가 크게 떨어지는데다 앞으로 있을 각종 개혁 정책도 크게 후퇴할 수 있다며 원칙대로 처리할 방침임을 밝히고 있다.
국민ㆍ주택은행장들도 "국민ㆍ주택 합병은 주주와 시장이 원하는 것"이라며 "합병은 반드시 되어야 한다"고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금융노조도 언제까지 파업을 계속할 수 없는데다 파업이 계속될 경우 은행의 영업 기반이 약화되는 데 대한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정부와 은행 경영진 역시 연말이 다가올수록 심해지는 기업들의 자금난과 국민들의 불편에 대해 더 이상 나몰라라 할 수도 없다. 이에 따라 막판에 극적인 카드가 제시되며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상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