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과 이 은행 산하 민간금융회사인국제금융공사(IFC)가 세계 155개국을 대상으로 각국의 사업 환경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상위 27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이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사업환경 2006'에 따르면 가장 사업하기 좋은 순으로, 뉴질랜드, 싱가포르,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호주, 홍콩, 덴마크, 영국, 일본이 상위 10위를 차지했다.
이어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핀란드, 스웨덴,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스위스,벨기에, 독일, 태국, 말레이시아, 푸에르토리코, 모리셔스, 네덜란드, 칠레, 라트비아, 한국, 남아공, 이스라엘, 스페인이 상위 30위에 포함됐다.
사업환경 관련 10개 분야의 규제를 지수화한 이 조사에서 한국은 폐업(closing business) 항목에서 13위를 차지하고, 국외 무역(trading across borders) 16위, 계약 안전(enforcing contracts) 18위, 인허가 처리(dealing with business licenses)와 은행 융자(getting credit) 각 25위로 나타나 이들 항목에선 전체 순위보다 좋은성적을 받았다.
그러나 고용ㆍ해고(hiring and firing workers)에선 105위로 나타나 10개 항목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고, 창업(97위)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으며, 투자자 보호(87위)와 소유권 등기(registering property. 64위) 항목에서 낮은 순위에 속했다. 납세 항목은 44위로 나타났다.
세계은행은 그러나 한국이 지난해 투자자 보호 관련 규제를 많이 개선한 것으로평가했다.
특히 노동시장 자유화와 관련한 고용ㆍ해고 항목의 경우, 사업환경이 1-3위인뉴질랜드, 싱가포르, 미국은 각각 4,7,6위로 이 부문에서도 최상위권을 차지했으나, 전체 순위 상위 30개국 가운데서도 핀란드(84위), 스웨덴(86위), 독일(131위), 네덜란드(70위) 등은 고용.해고가 비교적 어려운 나라로 꼽혔다.
이번 연례 사업환경 보고서는 3번째이나, 조사 대상 국가의 순위를 정해 발표한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지난 2차례 조사 때 보다 3개 항목을 추가했다.
베트남은 지난해 개혁을 가장 많이 한 나라(4위)로 꼽혔으나, 전체적인 사업환경은 99위에 머물렀으며, 중국은 사업 인허가와 금융시장 환경 등의 장애로 91위에기록됐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는 "일자리는 세계 각국의최우선 관심사"라며 "기업활동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게 일자리 창출에 관건이고,성장에도 핵심 요인"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수출입 회사들의 업무를 지연시키는 가장 큰요인은 도로나 항만 시설이 나쁜 게 아니라 세관 서류 처리와 같은 관료주의"라며 "도로, 항만 등과 같은 '하드 인프라'로 인한 물류 지연은 지연 요인의 4분의 1도 차지하지 못한다"고 행정절차 규제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스웨덴,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은 모두 상위 30위에 포함된 점을 특기하면서 "이들 나라도 규제가 적은 게 아니라 규제가 단순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