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의 1억여건 정보 유출과 관련해 2차 금융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줄줄이 발생하고 있다. 당국과 카드사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 2차 피해로 확인될 경우 당국의 신뢰 추락과 무더기 배상 민원 등의 파장이 예상된다.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KB금융 임원진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전원이 사표를 제출했다.★관련기사 2·3·4·10면
20일 금융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정보 유출로 2차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카드이용 고객들이 쏟아지고 있다.
롯데카드 고객 A씨의 경우 지난 19일 오후 갑자기 휴대전화 문자로 5,000원 결제 문자가 뜨자 롯데카드 상담센터에 연결했으나 통화량이 많아 대기하고 있었고, 이후 10분 간격으로 계속 추가 결제 문자가 와 인터넷을 접속했더니 개인 정보 유출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구글 등 과거 해외 사이트에서 유출됐던 개인 정보가 부정 사용으로 이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고 당국도 사실무근이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1억여 건의 카드사 고객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정보 유출 카드사 민원센터에서 갑자기 스팸 문자와 대출 전화가 급증했다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정보 유출 카드사의 한 고객은 “스팸번호를 대부분 차단했기 때문에 한동안 (스팸문자가)거의 없었는데, 최근에는 하루에 5~6개 씩 오고 있다. 특히 주로 사설 도박 광고가 많다”면서 “개인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게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사태가 커지자 이날 이건호 국민은행장을 비롯한 계열사 임원진과 지주 임원 등 27명이 일괄사퇴서를 제출했다. 손경익 농협카드 사장도 사퇴했다. 롯데카드도 박상훈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 9명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개인정보를 유출한 직원을 두고 있는 KCB도 사장을 포함한 임원진이 일괄 사퇴했다.
한편 유출 카드사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카드 부정 사용 등 고객 피해를 전액 보상하기로 했다. 당국은 정보유출이 발생한 금융회사에 ‘징벌적 과징금’을 매기기로 했다./임세원·신무경·지민구 기자wh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