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사태와 이라크 전쟁 등으로 금융시장이 위축되고 경기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이 운영자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은행돈을 쓰지 않았던 대기업들까지 은행으로 눈을 돌리면서 대기업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3월중 대기업 대출은 2조2,388억원이나 늘었다. 이는 대기업 대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던 그동안의 추세와 반대되는 것이다. 지난 2월 은행권의 대기업대출은 6,587억원이 줄었다.
중소기업대출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중은행 전체적으로 3조6,590억원이 늘었고 산업ㆍ기업은행ㆍ농협 등 특수은행을 감안하면 중기대출증가액은 5조원대에 이르고 있다.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기업어음이나 회사채 등을 통한 기업들의 직접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중소기업들에 이어 대기업들도 은행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이라크전쟁 장기화 등으로 경기가 어려워 질 것을 대비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업대출이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한 은행관계자는 “현재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나는 속도는 과거 가계대출의 증가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며 “돈이 풀리는 속도가 너무 빨라 앞으로 급격히 부실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의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