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속에서도 유독 승승장구하고 있는 BMW의 성공 전략은 무엇일까.
각국의 자동차 수요 감소로 미국의 빅3(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물론 벤츠 등 전통적인 유럽의 럭셔리 브랜드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BMW만이 성장가도를 질주하고 있는 것은 이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 관리 전략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BMW의 성공의 밑바탕엔 고기능과 함께 브랜드에 대한 강한 집착이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최고경영자(CEO)부터 말단 사원에 이르기까지 기업 문화 전반에 스며들어 있는 BMW의 철저한 브랜드 관리 전략을 성공의 제 1 요소로 꼽았다.
WSJ에 따르면 빅3가 획기적인 가격 인센티브 전략에도 불구 판매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BMW의 신차 판매 실적은 지난 97년 65만대에서 지난 2002년이래 2년 연속 100만대를 돌파하는 등 급성장 추세다. 이에 힘입어 순익도 99년 24억유로 적자에서 2002년엔 31억유로 흑자로 수직상승 중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BMW는 올 1ㆍ4분기 럭셔리 브랜드 중 기존 판매 1위인 도요타의 렉서스(6만5,000대)를 10만대 이상의 차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볼보, 아우디 등 다른 업체들이 렉서스에 맥을 못추고 있는 상황에서 BMW만이 유럽의 자존심을 지킨 것.
이 같은 성공 요인 중 표면화된 것은 무엇보다 품질 혁신에 대한 과감한 투자 때문. 2002년 5월 BMW의 지휘봉을 잡은 헬무트 팡케 회장은 "매 3개월마다 혁신적 기능이 가미된 신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을 정도로 BMW는 품질 혁신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물론 팡케 회장 자신도 BMW의 성공 뒤에 감춰진 브랜드 이미지 관리 전략을 품질 혁신에 우선하는 성공의 제1 조건으로 내세우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WSJ는 이와 관련 "소비자들이 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도 기꺼이 BMW를 사려고 하는 것은 바로 BMW란 브랜드 이미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BMW는 신차 개발시 그 모델에 맞는 고유한 브랜드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으로 유명한 데 일례로 뉴 5시리즈의 브랜드 이미지는 `친근한 전사(Friendly Fighter)다.
BMW가 브랜드 이미지를 얼마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가는 BMW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다목적차량(MPV) 시장을 과감히 포기한 것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팡케 회장은 이와 관련 "MPV가 추구하는 편의성ㆍ실용성ㆍ기능성 개념 중 어떤 것도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BMW의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하지 않아 MVP 신모델 개발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김창익 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