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위기의 세계증시] <하> 美경제 회복여부가 관건

[위기의 세계증시]<하>美경제 회복여부가 관건 2년 저성장궤도 벗어나야 상승모멘텀 경기침체로 이어질땐 불황 국제 도미노 1929년 미국의 대공황과 90년대 일본의 장기침체는 증시 붕괴에서 출발했다. 주가 폭락이 자산 거품을 붕괴시키고, 은행 부실과 투자 부진, 소비 위축의 악순환을 초래했다. 그러나 뉴욕 증시 약세장이 펼쳐졌던 73~74년에는 주가 하락이 경기 침체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금 뉴욕 증시의 하락폭은 S&P 500 지수 기준으로 74년 약세장의 수준에 이르렀다. 따라서 뉴욕 증시가 이 시점에서 저점을 형성할 것인지, 추가하락할 것인지가 세계경제의 견인차인 미국 경제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역으로 미국 경제가 지난 2년간에 걸친 저성장의 궤도를 끊고, 6개월 내에 정상 속도로 성장한다면 뉴욕 증시가 상승의 모멘텀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 주가 하락은 글로벌 침체의 요인 뉴욕 증시의 S&P 지수는 2년전 정점에서 50%, 나스닥 지수는 80% 폭락하고, 뉴욕 증시의 시가총액은 그사이에 16조 달러에서 9조 달러로 급감했다. 뉴욕 증시의 거품 붕괴는 미국 경제 곳곳에 상처를 내고 있다. 미국 2위 상업은행인 JP 모건의 부실채권 규모는 통신주 폭락으로 14억 달러로 불어났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주가하락으로 담보력이 약해지면서 은행의 마진콜을 메우려고 소비를 줄이고 있다. 주가 하락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의 금융부실은 일본처럼 위험수위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주가 하락은 기업의 신용을 저하시켜 자본조달을 어렵게 하고, 투자를 지연시키고 있다. 미국 2위 자동차회사인 포드의 회사채 10년만기물의 가산금리가 미국 국채(TB)에 대해 6%로 치솟아,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의 경우 주가 하락이 은행 부실 처리를 지연시키고, 장기 불황을 연장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증시 폭락이 미국과 일본의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전개된다면, 국제 교역량을 둔화시켜 불황의 국제적 도미노 현상을 유발할 것으로 우려된다. ▶ 미국 경제 회복이 관건 전문가들 사이에 미국 경제 회복이 세계 증시 회복의 관건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그동안 뉴욕 주가가 고평가돼 있었지만, 지난 2년반 동안의 하락으로 거품이 제거돼 기업 수익에 견주어 적정 수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는 이라크 공격과 유가 상승의 불확실성이 앞을 가로막고 있지만 놀라울 정도로 건실함을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 신뢰가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 지난달말까지 소비 통계는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들이 실업자를 쏟아내고 있지만 고용통계가 향상되고 있는 것은 신규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스탠리 피셔 시티그룹 부회장은 "미국 경제는 내년 상반기까지 3%대의 완만한 성장을 한후, 하반기부터 완전하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의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주의 주가 폭락이 저점을 찾는 과정이며, 또다시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는한 심리적 불안감이 제거될 경우 증시도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10월의 뉴욕증시 폭락이 저점을 형성하는 과정이었고, 곧이어 회복세를 보였다는 전례가 이번에도 재연될지는 소용돌이가 지나갈때까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뉴욕=김인영특파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