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신입행원의 임금을 삭감하고 기존 임직원들의 월급을 반납해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임금삭감 등으로 6개월짜리 인턴 채용을 늘리는 것은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는 지적이 은행 노조 등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어 본격적인 참여확대까지는 많은 진통이 예상된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채용 예정인 총 200여명의 정규직 신입행원 초임을 20% 깎아 400명의 청년 인턴을 뽑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 대졸 초임은 3,700만원 수준에서 2,900만원 수준으로 내려간다. 앞서 KB금융그룹은 최근 지주사와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을 포함한 모든 계열사의 부점장(센터장 포함)급 간부직원 1,400여명의 급여 5%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일자리 창출과 소외된 이웃을 위해 활용된다. 우리은행도 올해 총 2,000명의 인턴을 채용하고 광주ㆍ경남은행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인턴제를 도입해 각각 260명, 240명의 인턴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부산은행은 올해 300여명 규모의 인턴 채용에 나선다. 대구은행은 대구시와 협의해 상ㆍ하반기에 각각 100명씩 인턴채용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외환은행은 상반기 공채 인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약 40% 늘린 100여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원서접수는 23일부터 오는 3월4일까지며 외환은행 홈페이지(www.keb.co.kr)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문제는 돈을 다루는 은행 업무의 특성상 6개월짜리 단기 인턴에게는 사실상 맡길 일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정규직으로 입사해 같은 업무를 처리하면서 다른 임금체계가 적용된다는 것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어긋나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직원들의 고통분담 없이 신입행원만 임금을 삭감하는 것도 문제다. 은행 노조의 한 관계자는 "금융노조도 인건비를 절감해서라도 채용을 늘리자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정규직을 늘린다면 모를까 6개월짜리 인턴을 늘리는 것은 일자리 창출 대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