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풍력발전업체인 베스타스(Vestas)가 한국산 부품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대량 구매에 나선다. 국내 업체의 베스타스 공급이 실현될 경우 풍력부품업체들의 해외시장 공략에도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1일 코트라 및 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업체인 베스타스는 9월6일부터 코펜하겐에서 개최되는 풍력발전부품회의(Wind Power Parts Plaza)에서 이틀간에 걸쳐 한국업체들과 일대일 수출 상담회를 갖고 구매업체 및 대상품목을 선정할 예정이다. 베스타스는 본사 연구ㆍ개발(R& D)센터에서 열릴 상담회를 통해 풍력발전기 전용부품 외에도 유압기기 및 철강, 히팅 및 쿨링시스템 등 다양한 부품을 국내 업체로부터 조달하겠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베스타스는 유압실린더를 비롯해 유압호스, 유압펌프, 사다리와 같은 철강부품 등 7가지 부품을 우선선정대상품목으로 지정하고 조임용부품, 공조장치, 크레인장치 등 모두 20여가지 품목을 코트라측에 제시해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베스타스는 현재 글로벌 풍력발전기 시장의 30%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만 약 38억유로(약 6조6,700억원)에 이를 만큼 풍력산업계의 공룡으로 자리잡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상담회 기획 당시부터 베스타스는 국내 기계산업에 대해 남다른 신뢰를 갖고 있었다"며 "이미 몇몇 국내 풍력부품업체와의 거래를 통해 한국산 부품의 경쟁력을 충분히 실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베스타스는 현재 풍력발전기의 주요부품인 플렌지(Flange)의 60%, 샤프트(Shaft)의 50%를 각각 한국 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베르사스가 현재 유럽 등지에서 주로 부품을 조달하고 있지만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입증됐다고 판단해 한국을 새로운 아웃소싱 기지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베스타스는 또 풍력부품전문업체 뿐 아니라 기계 및 공조시스템 등 다른 산업분야의 업체도 발굴해 전용부품 개발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담회가 국내 기계업체 등이 녹색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폭넓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수출상담회에 참가를 신청한 업체의 한 관계자는 "기존 전자기기 분야에서 쌓은 기술을 응용해 풍력산업에 신규진출을 모색하게 됐다"며 "세계 최대의 업체에 구매선을 확보할 수 있다면 신규사업의 해외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트라는 기계산업진흥회 등 업종별 단체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수출 유망업체를 발굴하고 있다. 지난달 1차신청 마감결과 21개사가 신청을 마쳤으며 코트라는 11일부터 일반기계업체 등 비풍력발전업체를 대상으로 추가 접수를 받아 20개사 규모의 사절단을 구성해 상담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유압기계 및 공조 등 시스템 분야에서 국내 산업의 경쟁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베스타스에 제품을 공급한다면 글로벌 인지도를 갖추고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호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트라는 국내 기업의 해외 아웃소싱시장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상담회 참가기업들에게 항공비 등 일부 경비를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