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리듬을 살려서 수습한다

제8보(101~121)


콩지에의 흑3을 보고 박영훈이 깜짝 놀랐다는 멘트를 올렸다. "헉. 거기를 두나요."(박영훈) 사이버오로의 해설은 처음이라면서 퍽 조심스러워하던 박영훈이 모처럼 장난기 섞인 말을 올린 것이다. 사실은 해설이 처음은 아니다. 전에도 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워드프로세서 담당의 리포터가 동반했다. 주로 시인 박해진이나 한창규 기자가 워드를 맡았다. 그들은 워드 1급 실력의 빠른 손을 지닌 사람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프로기사가 해설과 문자올리기를 모두 맡게 되었다. 그만큼 프로기사들의 워드 실력이 늘었다는 얘기가 된다. 한참 수읽기를 해보던 박영훈이 정색을 하며 말을 바꾸었다. "뭔가를 보고 있었군요. 역시 콩지에는 아직 승부를 포기한 게 아니었어요."(박영훈) 만약 백이 참고도1의 백1로 욕심을 내면 흑2로 젖히는 수가 등장한다. 흑10까지 된다면 바둑은 완전히 역전이다. 이세돌은 실전보의 백4로 받아 후환을 없앴다. 콩지에도 흑5로 보강하고 은근히 우변 백대마를 노린다. 여기서 이세돌은 15분 동안 뜸을 들였다. 모처럼의 장고. 이윽고 두어진 것은 백6의 건너붙임이었다. "행마의 리듬을 살려서 얼른 수습하자는 수입니다."(박영훈) 콩지에도 15분을 생각하고 흑7 이하 11로 순순히 응수했다. 흑도 이 장면에서는 다른 궁리를 할 도리가 없다. 참고도2의 흑1이 얼핏 보기에는 유력해 보이지만 백2 이하 6까지 되고 보면 백의 중원이 너무도 훤해지므로 흑의 불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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