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뚜렷한 모멘텀 부재 속에 게걸음 장세를 이어가자 증권사들의 추천 업종 및 종목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증권사들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정보기술(IT)과 자동차업종의 주가 상승 여력이 높다”며 한목소리를 냈지만 최근에는 추천 업종이나 종목이 그야말로 제각각이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추천 종목이나 업종이 크게 엇갈리는 것은 증시를 움직일 만한 뚜렷한 모멘텀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환율 동향 및 이에 따른 외국인 매수 전략 ▦출구전략 등 여러 변수가 증시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증권업계 추천주 제각각=최근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종목 및 업종에서는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 메리츠증권은 11일 “앞으로 상승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수 견인이 가능한 대형주에 대한 관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현대증권은 전혀 다른 주장을 펼쳤다. 현대증권은 “주가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국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업종이 시장주도주로 부각될 것”이라며 “중소형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증권회사들의 조언 내용이 정반대인 경우도 많아 투자자들의 혼선을 부추기고 잇다. 대신증권은 이날 “앞으로 주가가 단기 급락한 후 급반등할 가능성을 감안할 때 경기민감업종의 수익률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토러스투자증권은 “엔화약세 모멘텀을 토대로 내수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권유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토러스투자증권이 비중 확대를 제시한 건설업종을 오히려 비중을 축소해야 할 업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업종 추천하기 정말 어렵다”=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주가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급격히 상승하는 바람에 유망 업종이나 종목을 추천하기가 한층 더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한다. 박가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솔직히 한두달 전만 하더라도 증시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며 “주가가 고점에 근접해 추가적인 상승 여력도 제한적이라고 보기 때문에 단기 전망을 내놓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증시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시황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미 코스피지수가 예상 고점과 10%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주도주를 가늠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실적이 주가를 움직이는 가장 큰 변수로 작용했지만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출구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거시경제변수의 영향력이 높아진 것도 유망 업종 및 종목을 점치기 어려운 요인으로 지적된다. 김중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시황을 예측하는 여러 기준 가운데 어느 것에 더 큰 가중치를 두느냐에 따라 추천 업종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 쏠림 현상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매매패턴이 매일 달라져 일관된 방향을 제시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