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백두산 화산’북측 대표단, “…”

남북대표단 긴장속 옅은 미소로 인사

북측 대표단은 취재진의 질문에 그저 묵묵부답이었다. 백두산 화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9일 오전 경기도 문산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한 북측 대표단은 긴장하는 듯한 표정도 있었지만 “반갑습니다”는 인사말을 하면서는 옅은 미소도 지었다. 그러나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북측 단장인 윤영근 화산연구소 부소장과 장성렵, 주광일 등 3명의 대표단과 수행원 등 북측 일행 13명은 이날 오전 8시38분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8시50분 남북출입사무소 1층 입경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계열의 양복차림의 이들은 입경장에 미리 나와 대기하던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남측 단장)를 비롯한 남측 민간 대표단 4명과 일일이 악수했다. 남북 대표단은 서로 긴장된 표정이었지만 “반갑습니다”는 인사말을 나누며 악수를 나눌 때는 얼굴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북측 대표단은 특히 “이번 회의에 임하는 소감이 무엇이냐”는 남측 취재진의 질의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손사래를 치며 출입사무소 2층 회의장으로 향했다. 북측 대표단 일부의 손에는 서류 등이 든 것으로 보이는 여행가방과 프린터 등이 들려 있었다. 회의장 주변에는 당국 간 회담이 아닌 민간 전문가회의 성격을 의식한 듯 회의 진행에 필요한 실무진을 제외하고 통일부 등 정부 당국자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백두산 화산과 관련한 공동연구와 현지답사, 학술토론회 등 협력사업 추진방안을 협의한다. 이날 협의에서 실질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이를 토대로 민간 협의가 정부 당국 간 회담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전문가회의는 북측이 지난 17일 지진국장 명의로 백두산 화산과 관련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를 하자며 우리 측 기상청장 앞으로 통지문을 보내 사실상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22일 민간 전문가 협의를 제의했고, 이틀 뒤인 24일 북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지진 전문가들이 백두산 인근 지역에서 화산가스인 이산화황이 분출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2014~2015년 백두산 재폭발을 주장하고 있다.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북측의 뜻이 백두산 화산 문제에 대한 협의는 물론, 이를 계기로 남북대화를 하자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록 민간차원의 협의지만 남북 간에는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한 탐색전이 예상된다. 이날 회의에 우리 측에서는 단장인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를 비롯해 김기영 강원대 지구물리학과 교수,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등 4명이 대표단으로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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