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계총수 경제위기 돌파 진두지휘

손길승 SK 회장의 검찰 소환 등 재계 전반에 `사정 국면`이 진행되는 와중에 그룹 총수들의 경영활동이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진행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치적 사건에 휘말릴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을 넘어서기 힘들 다는, 이른바 `정면 돌파`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빅3`정면에서 진두지휘=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달 1년 만에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 강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이 회장은 이후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은 물론 외부 지인들과의 면담을 빈번하게 가지며 위기 상황을 독려하고 있다. 삼성 구조조정본부의 한 관계자는 “사정 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의욕적인 경영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본무 LG회장은 최근 계열사 CEO들과 사흘 연속으로 직접 버스를 타고 3개 공장을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을 방문, 거래처와 현지법인ㆍ사무소를 돌며 수출을 독려하기도 했다. 전자부문 전략회의에서는 R&D(연구개발) 부분을 강조하며 `1등 LG`달성을 위한 분발을 당부했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도 해외 모터쇼를 일일이 돌며 수출 극대화에 직접 나서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내수 부진 속에서 올해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CEO들이 보다 의욕적으로 수출전선에 나서기를 주문하고 있다”며 “3ㆍ4분기 실적이 나오는 대로 임원회의에서 강도 높은 비상경영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견그룹 총수들도 활발한 대외활동= 중견그룹 총수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조석래 효성회장. 조 회장은 하반기 들어 PBEC(태평양경제협의회) 서울총회를 성공리에 개최한데 이어 최근 열린 한미 재계회의에서는 국내 CEO들을 대표해 세일즈 외교를 주도하기도 했다. 아울러 3남 조현상 상무를 대동하고 이탈리아ㆍ벨기에 등 유럽지역을 순방에 들어가는 등 그룹 내외에 걸쳐 폭 넓은 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양호 한진회장의 활동도 눈에 띄게 활발하다. 조 회장은 환율과 유가 등 핵심 경영변수가 요동치자 CEO들의 비상 경영을 주문하고 있다. 아울러 역심작이었던 `하얏트리젠시 인천` 호텔 개관식에 참석해서는 동북아 허브를 향한 대한항공의 역할을 강조했다. 몽고 등 해외 출장 빈도도 부쩍 잦아지고 있다. 이밖에 김승연 한화 회장, 박삼구 금호 회장 등도 활동의 보폭을 넓히며 비상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의 사정 활동으로 재계 전반에 흐르고 있는 난기류를 공격적인 행보를 통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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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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