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제 체질개선 더 하라는 메시지 던진 새해 증시

새해 증시가 출발부터 불안하다. 코스피지수는 첫 거래일에 40포인트 넘게 떨어지며 1,960선으로 허무하게 밀렸다. 2012년 6월4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해가 바뀐 뒤 첫 거래일에 주가가 떨어진 것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이후 6년 만이다. 원·달러, 원·엔 환율이 동반급락한 게 직격탄이었다. 섣부른 예단일 수도 있지만 올 한해 우리 주식시장이 평탄한 길을 걷지 못할 수 있다는 징후일지 모른다.


물론 이제 겨우 하루 거래된 걸 놓고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최상의 시나리오이기는 하지만 새해 2,400선을 넘을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있다. 문제는 우리가 직면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데 있다. 갈수록 거세지는 엔저 공습에 수출로 먹고 사는 국내 주요 기업들에는 이미 비상등이 켜졌다. 100엔당 9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는 실정이다. 세계 경제 회복에 기대를 걸고는 있지만 중국 경제 부진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불안이 장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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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기업과 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 역시 낙관을 불허하는 요인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두 기업의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에 달하는 것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이들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날 지수를 끌어내린 게 두 기업을 중심으로 한 '전차(電車)군단'이었다는 사실은 우리 경제와 증시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매일 변하는 주가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주는 메시지마저 무시해서는 안 된다. 첫 거래일의 주가하락은 경기회복이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 없이 이뤄질 수 없다는 또렷한 경고이며 대외환경과 환율에 흔들리지 않을 경쟁력을 갖추고 혁신능력을 확보하라는 충고다. 경쟁국 증시는 세계 경기 회복을 발판으로 뛰어가고 있는데 우리만 후퇴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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