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지난 6~7일로 예상됐던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가 지연되는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악화 때문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13일 "방중 등 무리한 일정 때문에 김 위원장의 건강이 상당히 나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 때문에 당 대표자회가 연기된다는 소문이 북한 주민 사이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방중 이후 일주일 이상 공개활동을 하지 않다가 8일부터 인민군 공연을 연일 관람했고 12일에는 오지인 자강도의 공장을 방문했다.
북한은 당초 "9월 상순에 당 대표자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으나 북한매체는 최근 당 대표자회에 관한 소식을 일절 전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가 대표자회를 취소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해 곧 회의가 소집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악화보다 예기치 못한 큰 수해로 회의를 잠시 미룬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북한은 이번 대표자회에서 김정은 후계체제를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회의가 계속 지연돼 그동안 여러 추측이 제기돼왔다. 김정은이 어떤 직책을 맡을지에 대해서도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조직담당비서 등 고위직을 맡되 비공개할 것(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고수)이라는 의견과 고위직이 아니라 중간직을 맡되 공개할 것(권영세 국회 정보위원장)이라는 분석이 맞서고 있다.
양무진 교수는 "북한의 각 시도군에서 1,500여명의 대표들이 평양에 들어와 회의준비는 마친 상태"라며 "축제 무드에서 대표자회를 열려고 했지만 수해가 나는 바람에 국제사회의 지원까지 요청해 잠시 미뤄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서 상순은 1~15일을 가리키는 만큼 곧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