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매일 밤 소녀를 죽음에서 구해내는 개

호주에는 수면 중 호흡 중단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은 한 소녀를 매일 밤 곁에서 지켜보며 죽음에서 구해내는 개가 있어 화제다. 시드니에 사는 올해 13세의 브룩 켈리를 돌보는 '네빌'이라는 이 테리어종의 개는 모습은 조그맣고 꾀죄죄하지만 특별히 훈련을 받아 의사도 해내기 어려운 일을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척척 해내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호주의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20일 전했다. 그래서 브룩은 매일 밤 네빌이 이튿날 아침 자신을 틀림없이 깨워줄 것이라는굳은 신뢰를 갖고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브룩이 앓고 있는, 유전에 의한 선천적인 과호흡 증후군은 수면 중 종종 호흡이 중단되는 증세로 인구 30만 명당 한 명 꼴로 나타나며 호흡이 중단됐을 때 자칫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병이다. 네빌은 그런 브룩을 침대 머리맡에 앉아 지켜보다 브룩의 호흡이 갑자기 중단되는 순간 짖어대 브룩을 잠에서 깨어나게 함으로써 죽음의 위기에서 구해내는 것이다. 이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개는 전 세계적으로 두 마리밖에 없으며 호주에서는 네빌이 유일하다. 브룩은 "나는 항상 개를 갖고 싶어 했는데 네빌은 내 목숨을 구해낼 수 있는 능력까지 지녔다"며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네빌은 위험한 상황이 어떤 것인지를 잘알고 있다"고 말했다. 브룩의 어머니 레티티아 켈리는 "브룩의 병은 잠들었을 때 호흡이 중단되면 그녀를 잠에서 깨워줄 수 있는 신경조직이 작동을 하지 않는 증세"라며 태어날 때 병원에서 그런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드니 아동 병원의 수면의학과장인 아서 텡 박사는 "그 같은 증세에 약은 없으며 평생 지니고 살아야하는 병"이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는 많은 돈을 들여가며 매일 밤 브룩이 잠잘 때마다 불침번을 옆에 두었으나 이제는 사람 대신 네빌이 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네빌은 올해 18개월짜리 수컷으로 브룩이 잠자리에 들 때 노란 재킷을 입혀주면 벌써 자신의 임무가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차린다고 브룩은 말했다. 장애인 보조견 협회의 알렉스 반 오에버렌 회장은 자신이 브룩과 네빌에게 6주 동안 교육을 시켰다며 사람들은 가끔 자기도 모르게 졸아버리는 경우가 있으나 네빌은 정확하게 브룩이 내쉬는 숨소리의 리듬을 알고 있어 설령 졸 때도 언제나 한쪽귀를 열어놓고 브룩의 숨소리를 듣는 아주 특별한 개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 일에는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면서 "만일 네빌이 제 때 자신의 일을하지 않는다면 브룩은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브룩의 어머니는 "네빌은 밤에는 브룩을 지키는 일을 하고 브룩이 학교에 가는 낮에는 잠을 자는 야간 근무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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