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의원, 분권적 대통령제 개헌 촉구이인제 민주당 의원이 5일 프랑스식 분권적 대통령제로의 조기 개헌을 촉구하고 나섬에 따라 개헌논의가 하한정국의 최대 쟁점이 되고 있다.
특히 개헌론을 제기하는 세력들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반(反) 이회창-비(非) 노무현' 신당 추진 등 정치적 입지확대를 모색하고 있어 개헌 논의가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유발할 정계개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에 따라 개헌론의 급부상으로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당권파의 긴장도가 높아졌고 한나라당과 이회창 대통령 후보 역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개헌이 꼭 된다고 생각하고 추진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으며 정치적 여건이 연내 개헌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명백하다"며 연내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도 이와 관련,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그 배경에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후보도 "집권 후 권력구조 개편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즉각적인 개헌에는 반대하고 있다. 특히 노 후보측은 민주당 내에서부터 불거진 개헌론이 8ㆍ8 재보선 후 후보교체론과 맞물려 결국 노 후보를 제외하고 '새 판'을 짜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강하게 갖고 있다.
이날 이인제 의원의 개헌주장은 충청ㆍ중부권을 중심으로 한 계보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고 민주당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인 박상천 최고위원과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중도개혁포럼 회장 정균환 총무의 주장과 기본적인 맥을 같이 하는 것이어서 관심거리다.
그러나 박 최고위원과 정 총무는 개헌론을 신당 창당을 위한 매개라기보다는 민주당의 외연확대를 위한 포석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인제 의원 등 여타 개헌론자들과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당 밖에서의 개헌론은 또 이인제ㆍ박근혜ㆍ김종필ㆍ정몽준의 소위 'IJPM' 4자 연대의 공통분모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고 실제로 이인제ㆍ박근혜ㆍ김종필 3자는 개헌에 적극적이다.
이런 가운데 서청원 한나라당 대표는 "지금은 개헌을 논의할 시기가 아니며 어느 정권이 집권하든 다음 정권의 몫"이라고 말했고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이원집정부제는 권력을 분리하는 취지는 맞지만 우리 실정에 맞지 않으며 내각과 대통령이 싸워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고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양정록기자
김홍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