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오일뱅크, 저유소내 주유소설립 논란

현대오일뱅크(옛 현대정유)가 대형 화재 위험이 상존하는 저유소 부지에 직영 주유소를 설립하고 나서 논란을 빚고 있다. 저유소는 벙커C유 등 각종 석유제품을 저장하는 곳이다. 울산 동구청은 26일 현대오일뱅크가 방어동 1286번지 자사 저유소 부지내 400여평에 주유소 설립 신청을 해 와 지난 9월 석유판매업상 영업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곳은 동구청이 2001년 5월 현대오일뱅크가 LPG충전소를 건립하겠다며 허가를 신청하자 ▲충전소가 방어진순환도로 커브길에 위치한 데 따른 교통사고 유발 우려 ▲주변 위험물인 석유제품 저장소와 쓰레기 소각장과의 이격거리 미확보 등을 이유로 반려했던 곳. 실제 문제의 부지는 저유소내 저유탱크와 50m가량 떨어져 있고 20m도로를 사이에 두고 현대중공업 소각로가 가동되고 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동구청의 허가 반려에 불복해 같은 해 울산시에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패소했고 다시 동구청을 상대로 법원소송까지 제기했지만 충전소 설치가 부적합하다는 판결을 받았다. 이와 관련 인근 주민과 근로자들은 `최근 석유화학 공장들의 잇단 화재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데 저유소와 쓰레기소각장 인접 지역에 주유소를 설치할 수 있느냐`며 `자칫 대형 화재와 폭발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이라는 반응이다. 인근 H사 한 근로자는 “솔직히 출퇴근시 위험물 시설들이 들어서 있는 곳에 주유소가 운영될 것을 생각하면 불안하다”며 “굴지의 대기업이 소송까지 해 가며 위험지역에 충전소와 주유소를 설립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오일뱅크는 `소방법상 방화벽을 설치하고 저유소 출입로와는 별도의 진ㆍ출입로를 개설하는 한편 커브길 교통사고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사유지 100여평으로 1차선을 확장해 기부 채납할 계획`이어서 각종 사고 위험은 기우라는 입장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LPG충전소와 달리 주유소는 폭발위험이 적고 적용법이 달라 설립시 이격거리가 없는 등 법적인 하자는 없다”며 “직영 주유소가 추가로 생기면 고객들이 보다 싼 가격에 제품을 구입하는 등 이점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96~7년 1만7,000여평의 부지에 300억원을 들여 65만배럴(탱크 10기)의 석유제품을 저장할 수 있는 울산 저유소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현대중공업 대형 소각장과의 이격거리로 인한 사고위험 때문에 논란을 빚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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