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한국건축문화대상] 웅진씽크빅 사옥 건축 철학

출판사 상징·정체성 고스란히 담아



훌륭한 건축물 뒤에는 언제나 설계자, 시공자, 건축주의 ‘찰떡궁합’이 있다. 이들 세 주체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다면 좋은 건축물은 나오기 힘들다. 웅진씽크빅 사옥이 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작으로 선정된 배경에도 어김없이 건축주의 전폭적인 지원과 앞선 철학이 자리잡고 있었다. 출판 업체로서 웅진씽크빅의 정체성과 추구하는 가치, 역사와 문화를 새로 짓는 사옥에 총집결시키겠다는 의지가 능력있는 설계ㆍ시공자와 만나 최고의 결실을 맺은 것이다. 웅진씽크빅 사옥의 유리 외벽 바로 안쪽으로는 대형 목재 블라인드가 설치돼 외부에서 바라보면 거대한 도서관 서가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출판사로서의 정체성과 상징성이 유려한 건물 디자인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1층 로비로 들어가면 왼쪽으로 대규모 도서관이 꾸며져 있다. 10만여종의 도서와 멀티미디어 자료를 보유한 국내 최대규모의 출판 전문 도서관이다. 역시 투명한 유리벽 너머로 장서들이 잔뜩 꽂힌 서가들이 그대로 내비쳐 사옥의 고유한 분위기 형성에 일조한다. 사옥 내부의 곳곳에는 책을 테마로 한 세계적 미술 작품이 43점이나 전시돼 있다. 고 백남준 씨의 ‘콘트라베이스’를 비롯해 전광영의 ‘Aggregtion’, 패트릭 휴즈의 ‘서재와 풍경’, 쿠바흐 뷜름젤 ‘Large Stone Book Tower’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이다. 미술품 컬렉터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개인 소장품들인데, 윤 회장은 설계 당시부터 미술품 전시 위치와 배경 등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해 설계자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웅진씽크빅 임직원들은 ‘건축물은 그 안을 채우는 사람들에 의해 본래의 의미를 완성하게 된다’는 말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다. 투명한 유리와 탁 트인 공간을 통해 드넓은 사옥의 어느 곳과도 눈을 마주치면서 ‘더욱 윤리적이고 투명한 기업이 되자’는 회사의 지향점을 떠올린다. 어느 방향으로 가더라도 원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순환의 동선으로부터는 사람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교육ㆍ출판 사업의 본질을 되새긴다. “공간은 배경에 머물러야 한다”며 일부러 열린 공간으로 비워놓았다는 설계자는 나중에 “비워진 공간을 이처럼 잘 채워 사용하는 사례도 쉽게 보기 어렵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인터뷰] 시공자 신동수 웅진건설 사장 “창립 3년이 채 되지 않은 건설사로서 웅진그룹의 역사는 물론 건축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습니다.” 웅진씽크빅 사옥의 시공자인 신동수(사진) 웅진건설 사장은 “아무래도 같은 계열사였기 때문에 최고의 팀워크 하에 윤석금 그룹 회장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을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신 사장은 “웅진씽크빅 사옥이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건물이 아니라 회사의 문화 철학을 잘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창의성과 투명성을 추구하는 철학이 투명한 유리와 친환경 목재 등의 재료, 커다란 통유리와 열린 공간 등에 잘 녹아 있다는 것이다. 웅진건설은 비록 신생 건설업체지만 시공 과정에서의 숱한 난관을 잘 극복하며 손색없는 시공 품질을 이끌어냈다. 뻘로 이뤄진 지반의 특성을 살펴 터파기 공법과 흙막이, 매트 기초의 두께 등을 적절히 변경하는가 하면, 곡선이 많은 천정재 역시 시스템 공법으로 바꾸는 등 뛰어난 대처능력을 발휘했다. 건물 전체를 감싸는 외국산 유리의 적기 발주와 사이즈 조절, 시공에 있어서도 베테랑 같은 관리능력을 보여줬다. 신 사장은 “그룹 차원에서 교육ㆍ출판과 환경ㆍ가전에 이은 주요 사업군으로 건설을 키운다는 계획”이라며 “이번 수상으로 건설 역량과 비전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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