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일 소설'올인'1989년 차민수는 바둑의 불모지인 미국 대표로 후지쓰배 바둑선수권전에 출전해 일본의 프로기사(9단) 두 명을 당당히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이어 1990년에는 일본 최강 조치훈을 꺾고 2년 연속 8강에 진출하면서 당장 최고의 화제를 몰고 왔다.
그러나 차민수가 정작 세계 최정상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분야는 엉뚱한 곳에 있었으니 바로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무대였다.
세계 랭킨 1위의 프로 갬블러 차민수, 그의 파란만장한 반평생을 흥미진진하게 묘파한 실명소설 「올인」이 출간됐다.
박진감 넘치는 바둑 관전기로 유명한 노승일씨가 10년여에 걸친 준비 끝에 세상에 내놓은 「올인」은 기인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프로 갬블러, 프로 바둑기사 차민수의 드라마틱한 승부의 역사를 경쾌하게 담아낸다.
「올인」은 그 내용의 일부가 몇해 전 서울경제신문에 연재되면서 폭발적인 화제와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한국기원의 내노라 하는 기라성 같은 프로기사들과 막역한 관계를 이루고 있기도 한 차민수는 초인적인 집중력과 상대를 압도하는 승부 근성으로 환락과 도박의 천국 라스베이거스를 평정했다.
한국전쟁 중 유복자로 태어난 차민수는 막대한 부를 이루어 낸 어머니에게는 한마디로 골치덩이였다. 홀어머니의 남다른 교육열에 힘입어 어릴 때부터 당수, 바이올린, 바둑 등을 배우며 성장한 차민수는 성장하고 결혼 이후에도 자유분방한 생활에 젖어있다가 이를 보다못한 어머니에 의해 미국으로 추방된다.
아내는 피아노 교습을 하고 자신은 주유소, 옷가게 등을 전전하면서 삶의 흥미를 잃어버렸던 차민수는 우연히 포커학 교수 치프 존슨과 만나 바둑과 포커의 확률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된다. 차민수가 포커판에 뛰어든 것은 바로 이 무렵.
그 뒤 차민수는 도박사와의 격전, 마피아와의 만남 등을 경험하면서 삶과 죽음의 법칙을 깨치게 된다. 아내와는 결국 이혼에 이르게 되고, 포커판에서 무일푼이 된 차민수는 단 돈 18달러를 들고 내기바둑이나 하면서 모진 목숨을 이어가는데, 그의 인생에 결정적인 전기가 된 김송희라는 여인과의 만남이 극적으로 이루어진다.
전혀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프로 도박판에 뛰어든 차민수는 과연 어떻게 연수입 1백만 달러가 넘는 프로 갬블러로 도약하게 되었을까.
바둑 칼럼니스트 노승일이 묘파해낸 차민수의 파란만장한 삶의 역정은 냉혹한 프로 갬블러의 세계에서 성장한 기묘한 이력을 보여주면서 「실명소설」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지은이는 현대 서울경제신문, 일간스포츠의 관전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비밀의 저편으로」등 중편 바둑소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들녘 펴냄. 문의
(02)323-7366.
이용웅기자YYONG@SED.CO.KR
입력시간 2000/07/0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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