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재계, 미래 먹을거리 찾는다] 새로운 10년 준비한다

태양광·LED·바이오 등 신성장동력으로<br>전담부서 신설등 사업구조 혁신<br>R&D에 투자 늘려 기술력 강화




매킨토시 컴퓨터로 PC업계 강자로 떠오른 애플은 90년대 들어 마이크로소프트가 등장하면서 존폐위기에 내몰렸다. 'MS 쇼크'에 직면한 애플은 윈도우 시스템에 밀려 직원들을 대량 해고하며 명맥을 유지하는데 급급했다. 지리멸렬하던 애플이 현재 IT업계 지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건 모바일 미래를 꿰뚫어본 신사업에 대한 통찰과 과감한 추진력 덕분이다. 지난 1977년 회사 창립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애플은 '휴대할 수 있는 컴퓨터'란 개념을 실현한 아이폰ㆍ아이팟ㆍ아이패드로 세계 IT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사실 애플은 지난 93년에 아이폰의 원형인 세계 최초의 PDA인 '뉴튼'을 개발했었다.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자양분 삼아 10년 가까이 '모바일 PC'라는 신사업에 매진한 결과 오늘날의 애플로 우뚝 섰다. 100년 기업의 필수 요소인 신성장동력의 중요성은 한국이 배출한 초일류 글로벌기업인 삼성전자에서도 확인된다. 전자산업이 간신히 걸음마를 떼던 지난 83년 2월 고 이병철 회장은 전자산업의 메카로 군림하던 일본 도쿄에서 그 유명한 '왜 우리는 반도체 사업을 해야 하는가'라는 '도쿄 선언문을 발표했다. 삼성그룹이 반도체라는 신성장동력을 키우는 건곤일척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현재 메모리반도체 부동의 1위인 삼성전자는 전자산업의 핵심 부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력과 수익성으로 경쟁업체들을 따돌리고 있다.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2011년이 밝자 마자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꿈꾸며 신성장동력 육성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석유 시대가 가고 새로운 에너지원인 태양ㆍ연료ㆍ수소전지의 시대를 예견한 주요 기업들은 대체 에너지 개발에 사운을 걸었다. LED와 바이오산업도 10년 뒤를 내다본 국내 기업들의 승부처다. 가장 민첩하게 신사업 발굴ㆍ육성에 뛰어든 삼성은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사업을 5대 신수종사업으로 선정, 2020년까지 총 23조원을 투자한다. 그룹 차원의 전력투구를 위해 최근 그룹 조직인 '미래전략실'을 복원해 미래 사업을 진두지휘하도록 했다. 2020년의 신사업 매출액 목표는 50조원이다. LG그룹도 미래 신성장 동력 육성 프로젝트인 '그린 2020' 전략을 세우고 202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한다. LED 조명ㆍ바이오시밀러ㆍ자동차용 2차전지ㆍ태양전지ㆍAM OLED(유기발광다이오드)ㆍ4세대 이동통신 등에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태양전지의 경우 생산능력을 330MW급으로 확대하고, LED 조명은 오는 2012년까지 500만대의 생산규모를 갖추기로 했다. 현대ㆍ기아차의 신성장엔진은 '그린카'다. 이를 위해 하이브리드카, 전기타 상용화에 사력을 쏟아 붓고 있다. 지난해 9월 처음 공개한 국내 최초 전기차 '블루온'은 내년말까지 2,500대를 양산할 계획이다. 또 수소연료전지차도 내년 조기 실용화를 목표로 1,000대, 2018년 3만대를 생산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013년까지 그린카 개발에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며 "지난해 R&D 투자규모를 전년 대비 53.3% 늘려 고연비 차량과 친환경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신에너지자원 ▦스마트환경 구축 ▦산업혁신 기술개발을 3대 핵심 신규사업 분야로 정해 2020년까지 모두 17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위해 SK는 ▦그린카 배터리 ▦태양전지 ▦이산화탄소 자원화 ▦수소연료전지 ▦무공해 석탄 에너지 ▦해양 바이오 연료 ▦스마트 시티 등을 7대 녹색기술 과제로 삼아 관련 R&D에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화 등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는 해외 자원개발과 신재생에너지를 신성장엔진으로 채택했다. 석탄광산 인수 등을 통해 앞으로 석탄 자급율을 50%까지 높여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와 함께 원가 경쟁력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또 화석 연료에서 수소에너지 시대로의 전환에 대비한 대체에너지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포스코파워가 미국에서 추진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다. 포스코파워는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오는 2014년까지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한화는 '그린'과 '자원'을 2대 신성장동력으로 설정하고 중국의 태양광 업체인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하는 등 신규 사업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롯데는 2018년 매출 200조원을 달성하고 이중 30%를 해외에서 벌어들여 '아시아 톱 10 글로벌 그룹'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57년 철강 한 우물을 파온 동국제강은 브라질 일관제철소 사업을 통해 글로벌 철강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GS는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음극재 양산공장 건설과 더불어 종이보다 얇은 박막전지 양산 등 신성장사업에 열심이다. 동부는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선진국형 첨단사업 7대 분야로 재정비하고, 사업구조 혁신을 개시했다. 지난해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가 활용되는 스마트 그리드(차세대 지능형 전력망) 사업에 본격 진출한 효성은 차세대 교통수단인 전기자동차 충전장치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두산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 등 차세대 에너지사업에 대한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코오롱은 섬유ㆍ필름ㆍ화학 등 고분자및 화학소재 분야에서 고도의 기술력을 확보해온 역량을 발판삼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부터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전담하는 새 사업본부를 신설,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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