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투쟁 8일째를 맞은 민주당이 여론전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장마와 폭염에 이어 중대국면 마다 예상치 않은 대형 이벤트가 생기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천신만고 끝에 이뤄낸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청문회 첫 날인 오는 14일이 공교롭게 중단된 7차 남북 개성공단 회담이 재개되는 날과 겹치자 답답한 모습을 숨기지 않고 있다.
국정원 사건의 최대 핵심 인물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증인으로 나오는 청문회인데 개성공단의 운명을 좌우할 남북 실무회담에 국민적 관심을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에 맞딱뜨린 것이다. 특히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이 청문회에 불출석 할 경우 동행명령장 발부 등 대대적 공세에 나설 예정이지만 개성공단 협상에 묻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민주당의 이 같은 걱정이 기우만은 아닌 것이 지난 5일 헌정 사상 처음 국정원장이 국정조사 증인으로 나오고, 국회에 기관보고를 했지만 청와대가 예상치 않은 비서실장 등 참모진 개편을 전격 단행해 언론의 스폿라이트를 뺏길 수 밖에 없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여권의 김빼기 작전을 의심하면서도 북한이 개입한 데다 국정의 중대사인 청와대 인사를 물타기로 이용했다는 지적을 하기엔 부담감이 커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처지가 됐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대선 전후로 당의 주요 일정이 안철수 의원과 겹쳐 힘을 못 얻더니 이젠 하늘도 도와주지 않는 것 같다”며 “장마에 이은 기록적 폭염으로 거리 홍보전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민주당은 서울 여의도로 당사를 이전키로 한 가운데 새누리당 당사 맞은편에 사무실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여야가 이웃사촌이 됐다. 민주당은 앞서 영등포 중앙당사를 폐쇄하고 규모를 대폭 줄여 이달 말 이전키로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