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절대수익 낸다더니… 체면 구긴 한국형 헤지펀드

출범 6개월 19개 펀드 중 절반 이상 마이너스. 1개 빼곤 예금금리 이하<br>펀드간 수익률 양극화도 심화


출범 6개월을 맞는 한국형 헤지펀드가 저조한 수익률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1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19개 한국형 헤지펀드의 설정 이후 평균 수익률은 -1.55%를 기록했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삼성 H클럽 Equity Hedge 전문사모투자신탁 1호’로 6개월간 5.01%의 수익을 냈다. 미래에셋 스마트Q 오퍼튜니티 전문사모투자신탁 1호(2.97%)와 미래에셋 스마트Q 토탈리턴 전문사모투자신탁 1호(2.91%) 등 7개 펀드도 플러스 수익을 냈다. 하지만 전체의 절반이 넘는 11개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부 펀드의 경우 하락장에서 강하다던 선전이 무색할 정도로 하락장 방어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1,800포인트대에서 시작했던 코스피지수가 2월 말 2,030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3개월 동안 변동성이 커지는 과정에서 헤지펀드들도 성적이 신통하지 않았다. 2월 말 이후 약 3개월 동안 11개 헤지펀드가 마이너스 성과를 냈다. 이 가운데 5개 헤지펀드는 -5~-11%의 저조한 수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8.98% 하락하며 전반적인 장 상황이 나빠졌다는 점을 감안해도 겨우 지수보다 조금 나은 정도의 성적을 냈다는 것은 장 상황에 맞는 전략이 없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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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간 수익률 격차도 컸다. 수익률 상위 6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월 초 2.36%에서 6월 초 2.46%로 오르면서 하락장 방어에 어느 정도 성공한 반면 하위 10개 펀드는 같은 기간 -1.97%에서 -4.28%로 나빠졌다.

이처럼 헤지펀드의 성적이 나쁜 일차적인 원인은 운용사들의 미흡한 전략에 있다. 정삼영 미국 롱아일랜드대 교수는 “최근 6개월은 국내 주식시장이 급등과 급락을 모두 경험한 기간이었기 때문에 주로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한국형 헤지펀드의 시장 대응력을 평가하기에 적합한 환경이었다”며 “운용사들도 지금까지의 수익률을 바탕으로 전략을 점검하고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당국의 규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실력보다는 덩치(자본금ㆍ일임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운용인가를 내주다 보니 이미 헤지펀드 전략 경험이 있는 중소 운용사나 자문사들이 인가 신청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지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탁액ㆍ자기자본 등의 외형 위주의 규제는 자산운용시장 육성이라는 헤지펀드 도입 취지에 맞지 않고 이로 인해 오히려 시장이 활력을 잃은 측면이 있다”며 “규모는 작지만 경쟁력이 있는 자산운용사에 문호를 개방해 헤지펀드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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