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열린 새 정부의 첫 국무회의는 오전8시로 과거보다 1시간30분 당겨 시작된 것을 비롯해 좌석 배치 등 격식파괴로 과거와는 아주 다른 모습이었다.
“형식적인 ‘보고’가 아닌 실질적인 ‘토론’ 중심으로 진행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국무회의 장소인 세종실의 모습이 180도 바뀌었다. 회의장 테이블 한가운데 위치한 대형 빔 프로젝트가 사라져 국무위원들 간 거리가 1m50㎝가량 가까워졌고 대통령의 좌석을 맨 앞쪽에서 중앙으로 옮겨 실제 회의를 주재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이 대통령은 부처별로 간단한 보고를 받은 뒤 서민경제 활성화 대책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심층토론을 벌였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정치현실에 따른 이유도 있겠지만 오늘부터는 국무위원들이 적극적으로 일하는 자세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회의 초반부터 기강을 잡았다.
이날 국무회의에는 이 대통령과 한승수 총리 외에 새 정부 각료 11명과 ‘임대 국무위원’ 4명(박명재ㆍ변재진ㆍ이규용ㆍ임상규), 장관이 공석 중인 4개 부처 차관, 류우익 대통령 실장, 조중표 국무총리 실장 등 23명이 참석했다. 상시 배석 멤버인 공정위원장ㆍ금융위원장ㆍ법제처장ㆍ국가보훈처장은 참석하지 않았으며 서울시장의 경우 상시 배석 여부에 대한 최종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관계로 불참했다. 일반 배석 인원은 청와대 수석들과 경호처장, 감사원 사무총장을 포함해 28명이었다.
참여정부 장관들이 대리 참여해 기형적으로 출발한 국무회의지만 이 대통령은 “첫 국무회의인 만큼 원칙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고 운을 뗀 뒤 “서울시장 때 8개월 참석해봤는데 총리께서 (사정이) 된다면 매주 화요일 오전8시에 국무회의를 열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사실상 국무회의 시간을 참여정부 시절의 오전9시30분에서 1시간30분 앞당기도록 지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임시 국무회의의 경우 난상토론을 해야 하니까...”라며 “그건 오전8시에 해서 오래 끌면 그러니까 그때그때 의제에 따라 오후에 열어 밤늦도록 토론을 하면 어떻겠느냐. 정규 국무회의는 매주 화요일 오전8시에 하고 임시 국무회의는 시간에 관계없이 난상토론을 하도록 하자”고 거듭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앞으로 국정중심을 내각에 두려고 한다. 국무위원들께서 책임을 갖고 일해주기를 부탁한다”며 “부탁을 하나 하면 부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자기 부처뿐 아니라 국정 관련 전반에 관심을 갖고, 특히 국가가 어려울 때는 더욱더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