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4월1일] 포항제철 창립

1968년 4월1일 오전9시30분 서울 유네스코회관. 한국 철강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의 창립식이 조촐하게 열렸다. 이날 창립식에는 박태준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 39명과 내빈이 참석했다. 최초 불입자본금은 4억원, 화려하지도 성대하지도 않은 행사였지만 창립사를 하는 박 사장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했다. “성공 여부는 지금 이 시점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직접적인 사명이기 때문에 우리 자신의 잘못은 영원히 기록되고 추호도 용납될 수 없으며 가차없는 문책을 받아야 합니다.” 창립식에 참석한 창립 멤버들의 얼굴에는 일순간 싸늘한 긴장감이 돌았다. 사명은 고려종합제철ㆍ한국종합제철ㆍ포항종합제철 셋 중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골랐다. 박 대통령은 박 사장에게 “포항종합제철이 좋다”며 “이름을 거창하게 짓는다고 성공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농업 중심의 1차 산업에서 탈피, 중화학공업 육성을 목표로 창립된 포철은 5년 뒤인 1973년 6월 이땅에서 최초로 시뻘건 쇳물을 토해냈다. 마침내 우리 손으로 만든 일관제철소가 탄생한 것이다. 모래판에 덜렁 목조건물 하나 세워놓은 지 5년 만의 일이었다. 포철 공사는 단일사업으로는 단군 이래 가장 큰 것이었고 1,215억원의 공사비는 경부고속도로 건설비용의 3배나 되는 큰 돈이었다. 가동 첫해 흑자는 242억원, 이후 지난해까지 포항제철은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고 흑자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첫번째 용광로가 가동된 이후 자산규모는 125배, 매출액은 287배, 순이익은 239배로 성장했다. 당시 103만톤 규모의 설비는 지난 2003년 30배에 가까운 2,800만톤으로 늘어나 조강생산 능력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박민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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