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北 최룡해 방러 마무리…내년 초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인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24일(이하 러시아 현지시간) 극동 연해주 방문을 끝으로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최 비서는 이날 블라디미르 미클루셰프스키 연해주 주지사와 회담에서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미클루셰프스키 주지사는 연해주에서 여러 투자 프로젝트들이 추진되고 있으며, 북한과의 협력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해주 주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해주와 북한 간 교역액은 2,340만 달러(약 260억원)였으며 올해 상반기엔 교역액이 지난해보다 약 14% 늘었다.


최 비서는 지난 17일 모스크바에 도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김 제1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으며 20일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이어 21일 극동 도시 하바롭스크에 도착한 그는 24일 연해주 방문을 마치고 북한으로 귀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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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룡해 비서의 러시아 방문은 올해 들어 급속히 강화된 북한과 러시아의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이를 한 차원 높일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나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의 친서에 북한과 러시아가 동맹관계를 구축하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북아 정세의 지각변동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러시아와 동맹 구축을 희망한다는 김정은의 친서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 비서의 러시아 방문으로 김 제1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공감대를 이룬 점도 주요 성과로 꼽히고 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난 20일 최 비서와의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최고위급’을 포함한 접촉을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북러 정상회담에 나설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김 제1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양국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김 제1위원장도 집권 이후 처음으로 외국 정상과 회담하며 국제무대에 ‘데뷔’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핵문제와 인권문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은 이번에 러시아의 분명한 지지 입장을 끌어내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는 성과도 올렸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전제 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북한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북한 핵협상을 총괄하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최룡해 비서와 푸틴 대통령, 라브로프 장관의 회담에 모두 배석한 점으로 미뤄 양측이 핵문제에 관해 구체적인 조율작업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라브로프 장관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을 비롯한 대북 인권 압박에 대해서도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최룡해 비서의 이번 러시아 방문 기간 양국은 군사와 경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최 비서와 동행한 노광철 북한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은 지난 19일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총국장과 회담했으며 같은 날 리광근 대외경제성 부상은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을 만났다. 특히 양측 군사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합동훈련을 포함한 군사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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