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금리 급등… "연초부터 심상찮네"

물가 불안·외국인 이탈에 국고채 3년물 올들어 0.21%P 올라 3.59%<br>"유동성 위험자산 이동 등으로 시장 당분간 약세"


채권금리가 연초부터 심상치 않다. 물가불안에 따른 금리인상 우려와 외국인들의 이탈이 겹치면서 채권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과 유동성의 위험자산으로 이동이 가시화되면서 당분간 국내 채권시장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표물인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 7일 3.59%를 기록, 5거래일 전인 지난해 12월30일(3.38%)보다 0.21%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2월7일(2.89%)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0.70%포인트 상승한 것이며 전고점인 지난해 11월5일의 3.60%와는 0.01%포인트밖에 차이가 안 나는 것이다. 중ㆍ장기물의 상승폭도 커 국고채 5년물 및 10년물 역시 지난해 12월 말보다 각각 0.22%포인트, 0.19%포인트 오른 4.30%와 4.71%까지 치솟았다. 연초부터 이렇게 채권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것은 올 들어 물가가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생필품 등 소비자물가가 급등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당초 정부가 올해 5% 성장을 위해 저금리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고 따라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와 폭도 최대한 늦게 소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물가가 불안해지자 상황이 급변하면서 이르면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중요해지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생각"이라며 "이달 금리인상의 시사나 분위기 환기를 통해 다음달에는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줄곧 원화 채권을 매수해왔던 외국인들의 변심도 주목거리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2조9,766억원어치(매매 기준)의 국내 채권을 팔아 치운 후 순매수를 보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강도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의 경우 지난해 말에는 3조5,189억원이나 매도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6일까지 769억원 정도의 매수 우위에 머무르는 등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의 채권보유 잔액도 지난해 11월13일 81조2,925억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후 줄곧 하락, 1월5일 현재 74조3,111억원에 머물고 있다. 올 들어 정부의 국고채 발행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에만 총 6조630억원 규모의 국고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2조4,610억원)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은 것이다. 지표물인 3년물 발행만 해도 지난달 4,000억원이었던 것이 이달에는 1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물가인상 압력이 지속되고 글로벌 유동성이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채권금리가 떨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일구 대우증권 연구원은 "앞서 미국 채권형 펀드의 환매가 일어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전반적인 자금유출이 발생했고 이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채권금리가 단기간에 빠르게 오르면서 일시적인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 말 미국 12월 고용자 수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의회 증언에서 "고용시장의 정상화까지는 향후 4~5년 걸릴 것"이라고 한 점은 채권금리를 끌어내리는 효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국내 보험사 등 금융권의 채권수요가 적지 않아 금리 상승폭이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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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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