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화교계 벤처캐피털인 원아시아는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피닉스자산운용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원아시아 측에서 먼저 제안을 했으며 원아시아 측은 피닉스자산운용의 경영 문제만 해결되면 수익이 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피닉스자산운용은 채권 8,000억원, 주식운용 1,500억원 정도로 1조원에 가까운 돈을 굴리는 업력이 있는 회사인데 현재 경영 문제로 싼 값에 매물로 나왔다"며 "매각이 되면 원아시아와 협력해 해외자금운용 조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대만 1위 증권사인 유안타증권이 헐값에 매물로 나온 동양증권 인수를 위한 실사를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안타증권이 대만에서는 1위지만 아직 세계 진출은 시작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세계화를 위한 전진 기지로 동양증권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며 "최근 거론되는 가격에 동양증권을 산다면 거의 반 값에 가져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올 초에는 말레이시아 증권사인 CIMB도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고 국내에서 일을 시작했다.
외국계투자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업의 특징은 인가를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라며 "지금 같이 괜찮은 매물이 싼 가격에 많이 나와 있는 상황이라면 한국을 발판으로 세계 시장 진출 계획을 짜는 외국계 증권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마다 전략이 다르겠지만 대만 증권사의 경우 중국 등과 연계해서 동아시아 시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도 "증권업과 자산운용 시장을 구분해서 봐야겠지만 운용시장은 분명히 비전이 있다"며 "고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연기금의 규모도 크게 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자산운용시장의 큰 고객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원은 또 "상품개발능력을 놓고 보면 우리나라 운용사들은 혁신이 굉장히 빠르며 해외 운용사와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이런 매물이 나오면 외국계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