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중 올 초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며 설 대표는 처음으로 외부 디자이너에게 제품 디자인을 맡겼다. 그리고 그 결과를 보고는 무릎을 쳤다. 다양한 제품 개발 경험을 갖춘 디자이너를 활용하자 밑 부분이 넓어지는 구조의 일반적인 믹서기 디자인을 뛰어넘는, 일자형의 세련된 제품이 개발된 것. 이후 설 대표는 직원들에게 외부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보라고 지시했고 한 직원이 중소기업청과 창업기업 아이디어오디션이 진행하는 '무한상상 국민창업 프로젝트'를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소비자들이 아이디어를 내면 전문가들이 제품의 미비한 점을 보완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점에 구미가 당겼다. 특히 현대홈쇼핑(057050)의 유통 전문가들이 제품 기획 과정에서 파트너로 참여해 소위 '팔리는 제품'으로 만들어 준다는 점은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혜택이었다.
이후 '국민창업 프로젝트'의 제조 파트너로 참여하게 된 대성아트론은 한 네티즌의 아이디어로 적외선 센서가 움직임을 감지하는 '제스처 믹서기'를 제품화하게 됐고 내달 중 현대홈쇼핑 론칭을 앞두고 있다. 대성아트론은 앞으로도 믹서기 이외에 다양한 가전제품 개발을 위해 아이디어오디션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현재 창업 플랫폼 아이디어 오디션에서는 대성아트론처럼 일반인의 머리 속에서 시작된 아이디어를 활용해 제품을 혁신하려는 제조기업 110여곳이 활동중이다. 이들은 또 제조 전문가로서 설익은 상태의 네티즌 아이디어를 원활한 양산과 사후서비스(AS)가 가능하도록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유통전문가로서 화룡점정의 역할을 하는 것이 현대홈쇼핑이다. 마케터와 상품기획자로 구성된 현대홈쇼핑 전문가 그룹이 매월 한 차례 네티즌이 선정한 우수 아이디어 중 홈쇼핑에 적합한 아이디어를 선별하는 회의를 진행하는데 이때 시제품이 아닌 도면과 설명자료만으로 앞으로 판매할 제품을 고른다는 것은 획기적인 혜택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설 대표는 "수개월간 역량을 집중해 제품을 개발하고 시제품을 만들었어도 유통사에서 팔아주지 않는다면 제품 개발에 들인 시간과 노력은 물론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만든 금형도 휴지조각이 된다"며 "아이디어 단계에서 판로를 확정하고 제품화할 수 있는데다 기획 단계에서 홈쇼핑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받아 제품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혜택"이라고 강조했다.
현대홈쇼핑 역시 이색적이면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점을 이점으로 꼽았다. 행사기획자인 윤정민 현대홈쇼핑 마케팅팀 선임은 "아이디어오디션을 통해 개발된 제품은 회의실이나 연구실이 아닌 일상 생활공간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일반 국민과 제조·유통 전문가가 함께 제품을 만들어 내는 국민창업 프로젝트는 제조와 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획기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