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ㆍ4분기에 깜짝실적을 기록했지만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절대강자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3ㆍ4분기 잠정실적에서 스마트폰이 포함된 IT모바일(IM)의 영업이익은 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이익의 60%를 웃도는 것이다. IM 부문의 실적은 지난 5월 말 출시한 갤럭시S3가 이끌었다. 갤럭시S3는 사전예약만 1,000만대에 이르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최근 글로벌 시장 2,000만대 판매 고지마저 점령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3 효과로 3ㆍ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에서도 애플을 크게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5,800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판 것으로 추정했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체 휴대폰 판매량은 분기 사상 처음으로 1억대를 돌파했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삼성전자는 2ㆍ4분기 5,05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3,050만대를 판매한 애플을 2,000만대 이상 앞섰다. 애플이 지난달 말 선보인 '아이폰5'의 판매량이 아직 실적에 본격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3ㆍ4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압승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시장의 절대강호였던 노키아ㆍ모토로라 등이 고전하는 사이 시장점유율을 높이며 애플과 함께 글로벌 모바일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애플과 비교할 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2ㆍ4분기 스마트폰과 반도체ㆍTVㆍ생활가전 등을 통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2조5,740억원이다. 같은 기간 애플이 기록한 영업이익 26조9,570억원의 47%에 불과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도 1ㆍ4분기 12.9%에서 2ㆍ4분기 14.1%로 상승했지만 애플의 39.3%, 33.0%와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크다. 삼성전자의 경우 100원을 벌면 14원10전을 이익으로 남기지만 애플은 두 배가 넘는 33원의 이익을 낸다는 얘기다.
글로벌 경기 불황의 여파로 향후 스마트폰 시장의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단순히 판매량을 늘리기보다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이유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제품을 무기로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는 점도 경계대상이다.
애플과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도 불확실한 경기 전망만큼 삼성전자의 앞날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미국에서 배심원의 편파 판정이 나온 후에도 주력 제품인 갤럭시S3의 판매량은 꺾이지 않았지만 거액의 배상금과 판매금지 등 향후 소송 결과에 따라 영업은 물론 이미지 등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