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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원 이상 등기임원의 연봉 공개가 의무화되면서 대기업 총수들의 연봉도 낱낱이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그룹 총수를 비롯한 경영진의 연봉이 외부에 공개되면 자칫 사내 위화감 조성과 노사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주 국내 10대 그룹 총수 일가 가운데 가장 먼저 자신의 연봉을 공개한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지난해 17억여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허창수 회장은 지난해 GS건설 대표이사로 일하며 급여 15억9,500만원과 상여 1억3,200만원을 포함해 총 17억2,700만원을 받았다.
허창수 회장과 사촌지간인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14억여원을 벌어들였다. 허동수 회장은 지난해 기본급 12억2,828만원과 상여 1억9,290만원을 합쳐 총 14억2,118만원을 받았다. 허창수 회장의 동생인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은 지난해 기본급 9억4,236만원과 상여 1억1,380만원을 합쳐 총 10억5,616만원의 보수를 지급 받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27억3,545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양호 회장의 자녀인 대한항공의 조원태 부사장과 조현아 부사장은 대한항공의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지만 지난해 연봉이 5억원을 넘지 않아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조양호 회장의 동생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7억5,720만원으로 확인됐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이 지난해 받은 연봉은 14억원이었다. 조양래 회장의 보수 총액은 급여 4억7,500만원과 상여 2억3,700만원, 성과급 6억8,800만원 등이 합산된 금액이다. 조양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사장은 급여 2억9,100만원과 상여 1억4,500만원, 성과급 3억원을 포함해 총 7억3,600만원을 지급 받았다. 차남 조현범 부사장은 급여 2억7,700만원과 상여 1억3,900만원, 성과급 2억8,700만원을 더한 7억300만원으로 형보다 조금 못 미치는 연봉을 받았다.
두산그룹 오너 4세들의 연봉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은 지난해 급여 1억6,400만원과 상여 5억9,700만원을 합해 총 7억6,200만원의 연봉을 벌어들였다. 차남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급여 10억700만원과 성과급 6억2,200만원을 포함한 16억2,900만원으로 집계됐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지난해 회사로부터 42억4,100만원을 받으며 대기업 총수 연봉 랭킹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박찬구 회장은 급여로 24억1,900만원, 상여금으로 18억2,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해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8억1,000만원의 연봉을 챙겼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14억2,670만원, 동생 장세욱 사장은 9억5,217만원을 지급 받았다. 지난해 STX그룹의 경영에서 모두 손을 뗀 강덕수 전 회장은 STX중공업으로부터 급여 5억400만원을 비롯해 총 5억9,2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삼양그룹 오너 일가의 연봉도 일제히 공개됐다. 고 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은 지난해 급여 9억8,500만원과 성과급 1억8,500만원을 합해 연봉 11억7,000만원을 받았다. 그의 동생인 김량 부회장이 지난해 회사에서 받은 연봉은 급여 6억800만원과 성과급 1억5,000만원을 포함해 총 7억5,800만원이었다.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의 아들인 김원 부회장도 급여 6억2,500만원과 성과급 1억5,000만원을 합해 7억7,500만원의 연봉을 지급 받았다.
범현대가인 한라그룹의 정몽원 회장은 지난해 계열사인 만도에서 급여 19억8,800만원과 성과급 4억원 등 총 23억8,800만원을 받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의 지난해 연봉은 17억2,500만원으로 밝혀졌다.
국내 식품업계를 이끄는 대기업 총수들의 연봉도 낱낱이 공개됐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롯데제과로부터 각각 연봉 5억원, 5억5,800만원을 지급 받았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춘호 농심 회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8억2,076만원을 벌어들였으며 신춘호 회장의 아들인 신동원 부회장의 연봉은 5억3,449만원으로 집계됐다.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함영준 회장은 지난해 회사로부터 급여 2억9,400만원과 상여 12억원을 더해 14억9,400만원을 지급 받았다.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7억7,000만원이었다.
한편 대기업 총수들의 연봉 내역이 낱낱이 공개되면서 적지 않은 후폭풍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너 일가의 연봉이 외부로 알려짐에 따라 사내 위화감 조성은 물론 노사 갈등 심화 등 여러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년 연장과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기업 총수와 고위임원들의 연봉이 공개되면 노사 갈등의 불을 지피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