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꽉 닫힌 세월호법, 출구 열릴까

교황 유가족 위로에 압박감 커져… 여야 극적 타결 가능성

박지원 "실타래 풀 분 김무성"… 새정치, 재협상 강하게 촉구

이완구 "계속 대화" 유연한 입장… 18일 이전 합의 기대감 높아져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한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여야가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서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에 정치권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특히 교황이 이날 성남 비행장에서 유가족들과 만나 "(세월호 참사를)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위로하면서 정치권이 받는 압박감의 강도가 높아져 극적 타결 가능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교황 방한에 맞춰 새누리당에 재협상을 강하게 촉구하는 등 압박의 강도를 높여갔다.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교황은 세월호 가족의 손을 잡으러 오시고 우리 대통령은 잡았던 손을 놓아버린다"며 "꼬인 정국을 풀려고 여당 대표가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 주려 했지만 청와대의 방해로 꼬인다"고 새누리당과 청와대를 동시에 겨냥했다. 또 "BH(청와대)의 훼방으로 꼬였지만 풀 분은 김무성 대표뿐"이라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틀 연속 외부와의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새누리당의 입장 선회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교황은 한국 방문 전 '한국인들이 참사를 계기로 윤리적·영적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바란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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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넘겨받은 새누리당은 교황 방문과 야당의 거센 압박에 대해 다소 유연한 자세를 보이며 여야 간 극적 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여야 모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카운터 파트'인 박 원내대표와 계속 대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내가 여당이니까 야당보다 고민을 더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집권 여당으로서 정국을 주도할 책임이 있고 유가족 입장을 더욱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전날 의총을 가진 뒤 재협상에 강한 거부감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일정 부분의 태도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교황이 한국을 떠나는 오는 18일 이전에 세월호 특별법 관련 여야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정치권에서 나오는 분위기다. 여야 모두 26일부터 시작되는 1차 국정감사 실시를 위해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본회의를 열어 관련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안산 단원고 3학년생들의 대학 정원 외 특례 입학을 허용하는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 학생의 대학입학지원 특별법' 처리가 늦춰질 경우 이들의 대학 입학 구제가 어려워지는 점도 양측의 부담 요인이다. 결국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최소한 18일에 본회의를 열어 국감 개정안 등 시급한 법안을 처리한 뒤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으면서 극적 타결의 실마리라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회 가톨릭신도의원회 회장인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교황께서 주는 여러 메시지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 문제를 풀어가는 데 좋은 여건들을 만들어줄 것 같다"며 여야 원내지도부 간 극적 타결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가톨릭 신자인 노영민 새정치연합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단 교황이 세월호 참사에 관심을 두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그런 과정 자체가 사회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다"며 "정치권이 나름대로 그 숭고한 뜻을 받아들여서 교황 방한 기간에 세월호 특별법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노력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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