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캉드쉬의 퇴장

캉드쉬 총재의 조기 퇴진을 둘러싸고 여러가지 억측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개인적인 사유」라고 이를 차단, 궁금증을 더해준다. 주위에서는 IMF최대 주주인 미국과의 잦은 불화, 아시아 위기 처방을 둘러싼 비판 고조, 러시아 스캔들 등이 중도하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IMF는 캉드쉬 총재의 퇴임과 함께 상당한 개혁도 예고돼 있어 후임총재로 누가 선출될 것인지, 또 앞으로의 진로 등도 우리에게는 관심의 적(的)이다.한국은 IMF의 신세를 두번씩이나 졌다. 첫번째는 지난 70년대의 오일쇼크 때였며 두번째는 97년 12월의 외환위기 때였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국가부도 상황에까지 몰렸으나 IMF의 신속한 구제금융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특히 외환위기 때 캉드쉬 총재는 직접 서울을 찾아 현장을 지휘, 우리나라가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회복을 이룩하는 데 큰 기여를 한 것도 사실이다. 물론 IMF의 위기대처 방식을 둘러싸고서 지금도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IMF가 한국을 비롯, 동남아국가의 통화를 안정시키기 위해 강요한 고금리 처방이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경기침체와 대량실업, 기업 도산만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가령 지난 94년 멕시코 위기 때 재정적자 규모가 컸던 멕시코에는 초긴축정책이 적합했지만 일시적 자본유출로 위기가 발생한 한국·타이·인도네시아 등에는 초긴축이 아니라 팽창처방을 내렸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IMF처방을 따르지 않고 자본통제와 고정환율제를 고집한 말레이시아가 경제위기에서 벗어난 것이 이를 반증(反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비판에도 불구, 그는 12년동안 최장수 IMF총재로 재임하면서 국제적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소방수」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캉드쉬 총재는 앞으로의 IMF 역할과 관련, 「세계빈곤의 축소」를 또 하나의 목표로 내걸고 최빈국 부채 1,000억달러 탕감안도 제시했다. 최근들어서는 국제사회에서 IMF의 위상이 점차 높아가자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과 잦은 불화를 빚기도 했다. 어떻든 캉드쉬 총재의 중도하차는 우리에게는 아쉬움도 남는다. 후임총재의 인선을 잘 지켜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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