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홍콩 '우산혁명'] 오바마, 중국 외교수장 면전서 "평화로운 해결" 촉구

왕이·라이스 회담자리에 예고도 없이 나타나 中 압박

11월 美中 정상회담 앞두고 양국 외교문제로 비화 조짐

미국과 중국이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 평화로운 사태 해결을 촉구하면서 다음달 방중을 앞두고 홍콩 시위가 양국 간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전날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수전 라이스 미 국가안보보좌관의 회담 자리에 예고 없이 나타나 "홍콩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홍콩 당국과 시위대 간의 입장 차이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왕이 부장은 다음달 초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제(APEC) 정상회의 기간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중동 등 지역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미국을 방문 중이다.


그동안 백악관은 대변인 성명 등을 통해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해왔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 외교 수장의 면전에서 직접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중국의 태도 변화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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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과의 면담에 앞서 왕이 부장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홍콩 시위를 둘러싸고 한차례 설전을 벌인 상태였다.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양자 회동에서 케리 장관은 "최고 수준의 자치와 법치에 의해 지배되는 개방된 사회가 홍콩의 안정과 번영에 필수적이라고 믿는다"며 "우리는 홍콩 당국이 강경진압을 자제하고 시위대가 평화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표출하는 권리를 존중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왕 부장은 회동 직후 즉각 반박성명서를 내고 내정간섭을 하지 말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부 문제"라며 "모든 국가는 중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하며 이는 국제관계에 있어 가장 기본적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왕 부장은 또 "어떤 나라와 어떤 사회, 어떤 개인도 공중질서를 위반하는 불법행위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며 "그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이고 홍콩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왕 부장은 또 "홍콩 사태의 핵심은 일부 사람들이 불법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홍콩 특별행정구 당국이 현 상황을 적절하게 다룰 능력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미중관계 전반에 대해도 "미중관계는 바다를 항해하는 거대한 배와 같다"며 "모든 것이 순항할 수는 없으며 그 도중에 다양한 위기와 도전과제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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