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가 파업 사흘째인 30일 밤 그동안의 강경입장에서 선회, 1일 오전 10시 8개 지방본부별로 총회를 열어 파업철회 찬반여부 투표를 실시, 11시쯤 결과를 발표하기로 해 파업 마무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1일 오후부터 그동안 파행운행한 수도권 전철을 비롯해 여객 및 화물열차 등 전국 철도가 빠른 속도로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조합원들간에 파업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국민불편도 가중되는 상황이어서 파업종료 여부를 조합원 찬반투표에 붙이기로 했다”며 “투표에서 파업철회 결정이 날 경우 일단 업무에 복귀한 후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노조 내부에서는 “더 이상 파업을 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많아 파업 철회 및 업무복귀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철도노조는 정부측에 파업조합원에 대한 징계범위 최소화 약속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부는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어서 징계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밤 청와대에서 열린 `참여정부 경제비전`세미나 참석자들과의 만찬에서 “철도노조 파업이 오늘중 마무리되는 것 같다”며 “지금의 이 노사 고비를 잘 넘기면 참여정부의 과제 대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121명의 노조간부를 직위해제하고 조합원 8,000여명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했으나 파업이 철회될 경우 징계수위 조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철도노조는 정부측에 파업조합원에 대한 징계범위 최소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철도청의 시설과 운영업무의 분리를 골자로 하는 철도산업발전기본법과 한국철도시설공단법 등 2개의 철도구조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한편 건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현재 수도권 전철의 운행률은 55.5%에 그쳤으며 일반열차와 화물열차도 각각 평소대비 31.1%와 11.4%에 불과했다. 화물열차의 경우 시멘트 등 특정물품의 수송이 원천 중단돼 품귀현상 및 가격폭등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수도권 수출입화물기지인 의왕내륙컨테이너 기지의 경우 임시열차 5대를 확보해 비상수송에 나서고 있지만 컨테이너 처리량은 하루평균 처리량 1,200-1,300TEU의 절반수준에 그쳤다. 여객열차의 경우도 35.3%의 운행률에 머물렀으며, 수도권 전철도 운행간격이 평소의 1.5~2배까지 늘어나 많은 시민들이 출근길 혼잡을 겪었다.
한편 한국노총은 이날 서울 종묘공원에서 5만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참여정부 개혁후퇴 규탄 및 임단투 승리 진군대회`를, 민주노총은 도 여의도에서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철도파업 무력진압 및 노무현 정권 규탄대회`를 가졌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