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반구대 암각화에 '투명막 댐' 설치

靑 "부처협업 대표사례"<br>"임시방편 불과" 지적도

16일 문화재청과 울산광역시가‘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대책으로 합의한 카이네틱 댐 가상도. 수위에 따라 높이 조절이 가능하고 지상에서 건조를 마친 후 현장에 설치되는 방식이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정부가 울산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암각화 전면에 고강도 투명막 댐을 설치하기로 했다. 투명한 재질(플라스틱)의 보호막으로 이뤄진 소규모 댐으로 일명 ‘카이네틱 댐(Kinetic Dam)’으로 불린다. 수위 변화에 따라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고 이동과 해체가 용이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투명막 댐 설치는 영구적이지 못해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기술검토 결과 항구적이지 않으면 투명막 댐 설치를 포기하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변영섭 문화재청장, 박맹우 울산광역시장,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등 관계기관장간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 관련기사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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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반조사와 구조안전성 평가, 사전 테스트 등 3개월 정도의 기술적 검토를 거쳐 전문가들이 괜찮다고 판단하면 곧바로 댐을 설치할 계획이다. 국무조정실은 다음주부터 기술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댐 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댐 설치에는 100억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되며 문화재청이 70%, 울산시청이 30%씩 부담하게 된다.

이번 MOU체결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 '암각화 갈등'은 10년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문화재청은 그 동안 반구대 암각화의 침수 원인인 인근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울산시는 이 방안이 주민 식수난을 유발한다며 생태제방 설치를 주장하는 등 서로 대립해왔다. 국보 285호인 반구대 암각화는 세계 최초의 고래사냥 기록을 담은 선사시대 바위 그림으로 1965년 사연댐이 건설된 후인 1971년 뒤늦게 발견돼 댐이 지어진 후 침식작용으로 길게는 연중 8개월 가량 물에 잠겨 매년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무조정실의 한 관계자는 “댐이 설치되면 암각화가 물에 잠기는 것을 예방하고 자연경관과 주변 지형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방안이 잘 이행돼 반구대 암각화가 세계적 문화재로 길이 남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암각화 전면에는 수위 변화에 따라 높이 조절이 가능한 투명막(폴리카보네이트)을 입히게 된다. 재질은 폴리카보네이트란 합성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강화유리보다 충격 내구성이 150배 이상 크며 유연성과 가공성도 우수하다. 하지만 임시제방의 일종으로 항구적이지 못해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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