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관광 벤처기업을 키우자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청년실업이다. 정부와 민간 모두가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관광업계에도 동참 움직임이 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본격 추진하고 나선 창조관광사업(관광벤처)이 그것이다. 창의적인 관광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게 지원해주는 게 골자다.

창의적 관광 아이디어의 예를 들어보자. 젊은 시절 아나운서를 꿈꿨던 P씨는 지금 미국의 일반 기업에 다니는데 올해 여름 휴가 때 '보케이션 베이케이션(Vocation Vacation)' 체험관광을 하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아나운서ㆍ소믈리에ㆍ디자이너 등 200여개의 직업을 체험할 수 있어 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형태의 여행들이 생겨나고 있다. 스마트폰의 소셜 게임과 여행을 결합해 오프라인에서 여행한 거리만큼 게임에 사용되는 아이템과 게임 머니를 지급하는 일본 코로프라의 '콜로니한 생활'이 대표적인 예다. 여행지ㆍ일정 관련 정보들을 하나의 일정표로 통합해주고 모은 일정표에 지역의 날씨ㆍ지도 등을 더해 스마트폰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미국의 '트립 잇(Tripit.com)'은 타임지가 선정한 최고의 웹사이트에 이름을 올릴 만큼 대박을 터트리기도 했다.

일자리 만들고 관광 경쟁력 높여줘


덴마크 스칸데르보르의 여름 뮤직 페스티벌 방문객들을 위한 이색적인 숙박시설 'Can Sleep'은 페스티벌 주최 측과 대형 맥주회사(Royal Unibrew) 간 합작 벤처기업이다. 맥주 캔 모양의 이 시설은 높이 3.75m, 직경 2.20m 규모로 편의성은 물론 즐거움까지 줘 세계적인 브랜드 우수 혁신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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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걸음마 단계이기는 하지만 국내에서도 이런 아이디어들이 생겨나고 있다. 지역 여행 전문가와 여행객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관광객에게는 정보를, 지역민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내고 있는 우리투어네트웍스의 '투어토커'가 대표적이다. 일본인을 대상으로 관광안내 공간을 축소함으로써 음식점ㆍ마사지 등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서울나비' 역시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처럼 창조관광사업이 국내외에서 주목 받는 이유는 우선 취업유발 효과 때문이다. 한국관광문화연구원의 '2010 한국관광정책'에 따르면 관광산업 매출액 10억원당 취업자는 52.1명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제조업의 2배, 정보기술(IT)산업의 5배에 이른다. 특히 창조관광사업은 소수 인원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소자본 창업이 용이해 일자리 창출에 더욱 효과적이다.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관광 경쟁력을 높여 민간투자 유치, 환경친화적 관광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의료ㆍ생태ㆍ환경ㆍIT 등 새로운 트렌드와 맞물려 관광의 형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트렌드를 제대로 읽어내 새로운 테마를 가진 관광상품으로 키워내야 한다. 원래 있던 길에 테마를 입혀 대박을 친 제주 올레길은 그야말로 혁신적인 창조관광 형태다. 우리나라에는 가까운 주변만 둘러봐도 관광자산이 많다. 발굴만 제대로 한다면 훌륭한 관광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많이 찾아낼 수 있다.

아이디어 발굴ㆍ지원 시스템 갖춰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질적인 창업이나 성공 사례가 된 경우는 거의 없다. 관광을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으로 여기지 않는 사회 분위기 탓이 크다. 지금이라도 정부 차원에서 관광산업 아이템과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적극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문화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창조관광기업 육성을 위한 첫 번째 사업으로 창의적 관광사업 공모전을 벌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창의적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과 기업들의 활발한 동참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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