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발(發) 화산재 대란이 답보상태이던 유럽 영공통합 논의를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인 스페인의 호세 블랑코 교통장관과 심 칼라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유럽 단일영공'(Single European Sky) 구상을 조속히 실행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유럽 단일영공 구상은 하늘에서의 국경폐지를 위해 통합 항공관제망인 '유럽네트워크관리인'(ENM)을 발족하고 영공 관련 각종 규제 등을 철폐하는 것이다.
EU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단일 항공관제 시스템을 도입,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통해 향후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EU 회원국 교통장관들은 이를 위해 내달 4일 회의에서 ENM 발족을 위한 협약을 연말까지 마련하고 영공 규제를 철폐하기 위한 실행계획 등을 논의한다.
여기에 항공사들도 유럽 단일영공 구상을 지지하고 나섰다. 지오반니 비시냐니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회장은 24일 성명에서 "화산재 위기를 통해 단일영공 체계가 유럽의 기간망에서 '잃어버린 고리'였음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단일영공은 유럽의 경쟁력과 환경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지난 2004년 회원국들의 항공관제시스템을 통합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채택, 오는 2012년 시행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일부 회원국들이 국가안보 및 자국 항공사 보호를 내세우며 반대하는 탓에 그간 차질을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