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이제 세계 정치ㆍ군사 분야에서 만이 아니라 경제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거인으로 성장해 버렸다. 중국의 흐름을 이해하지 않고는 세계 경제의 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들 정도다. 지난 2002년 ‘아시아의 경제, 힘의 이동’에서 동아시아 경제 주도권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은 삼성경제연구원이 이번엔 동아시아 각국이 중국과의 공존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저자들은 중국과 이웃하고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은 세계의 생산 중심지로서 세계 경제 성장의 동력원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을 치열한 경쟁자로서 보다는 협력자로 받아들여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중국이 한국에는 기회이면서 동시에 위협 대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일본에는 기회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은 시장이나 생산 기지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 관계보다는 상호 보완성을 살릴 수 있는 대상이 될 공산이 크다는 설명이다. 일본과 중국의 결합이 동아시아는 물론 특히 한국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중국과 일본의 직접적인 협력 강화로 중국의 산업기술 수준이 급속도로 향상된다면 중국과 다른 국가들과의 경쟁은 한층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구나 중국이 내수 주도로 경제를 전환하지 않고 현재와 같은 수출 중심의 경제를 운용한다면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에서 올렸던 수출 흑자는 중국이 독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