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적인 생산기지에서 한 걸음 더 나가 세계적인 연구개발(R&D) 중심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 마이크로소프트(MS),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 R&D 기지를 중국으로 이전하는 것은 물론 타이완 반도체 업체 등 기타 업체들도 중국 R&D 행 열차에 동승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이 세계적인 R&D 중심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급속한 경제 발전에 따른 중국의 막대한 내수 규모와 값싼 연구 인력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식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원도 R&D 투자 증가에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격년으로 발행하는 과학ㆍ기술ㆍ산업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중국의 총 R&D 투자 지출은 600억 달러로 미국(2,820억 달러)과 일본(1,040달러)에 이어 OECD 국가 중 3위를 차지했다. 이는 과학기술 강국인 독일(540억 달러)보다도 많은 액수다.
중국의 최근 수년간 R&D 지출은 연간 10~15%의 증가율을 기록,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D 투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96년 0.6%에 불과했던 것이 2001년에는 1.1%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 중 60%는 국내외 기업들이, 나머지는 정부 지원이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국의 R&D 강국 부상은
▲중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
▲풍부한 고급 인력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등 3박자가 어우러진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7~8%대의 경제발전 속도를 감안할 경우 조만간 내수가 수출을 웃돌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중국은 관련 인력도 세계 최고ㆍ최다 수준이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기준으로 중국의 R&D 인력은 74만3,000여명으로 130만여명의 미국에 이어 OECD 국가 중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중국 R&D 관련 인건비는 최저 수준. 실제 베이징에서 소프트웨어 전문가 한 사람을 고용하려면 월 평균 2,000달러 미만이 드는데, 이는 도쿄의 5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R&D 투자 유치에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같은 기간 한국의 R&D 투자는 219억 달러를 기록, 금액면에서 세계 7위, GDP 비율 기준으로는 6위에 랭크 됐다. 이는 선진 7개국(G7)에 속하는 캐나다와 이탈리아를 능가하는 규모로 세계 일류 수준이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